앵커 : 미북 정상회담이 예정대로라면 열흘 남짓 후 싱가포르에서 열리게 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어 성공적인 회담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5월 31일 미국 워싱턴 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는 최근 취소됐다가 재추진되고 있는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전문가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이날 전문가로 참석한 이 연구소의 빅터 차 한국 석좌와 블룸버그 통신의 마가렛 탈레브 백악관 담당기자는 회담을 2주 앞둔 지금까지도 미북 양국이 비핵화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탈레브 기자 :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북한은 한반도 전체의 비핵화를 말하고 있습니다. 저는 여전히 양국 간 비핵화 범위에 대한 근본적인 정의가 도출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차 석좌 역시 미국과 북한이 각각 정의하는 비핵화의 의미에서 가장 큰 견해차를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은 지난 수십 년 동안 한반도의 비핵화를 말해왔는데 이는 미국의 적대정책(hostile policy) 철회를 의미한다”며 “결국 북한은 미국이 한국, 나아가 일본에서 미군을 철수시키길 원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회담 전 대부분의 합의 내용이 결정되는 게 국가 간 정상회담의 관례라는 점에서 미북 간 사전 합의가 부족한 점도 이번 정상회담의 성공을 불확실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차 석좌는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북한 모두 이번 회담을 원하고,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에 미북 회담은 개최될 것이라는게 차 석좌의 설명입니다.
차 석좌는 북한이 이번 회담을 계기로 미국과 평화적인 관계를 맺는 한편 국제금융기구 가입을 통한 경제 개발을 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빅터 차 석좌 : 만약 미국이 평화협정에 동의하면 북한의 국제금융기구 가입을 가로 막았던 장애 요소들을 없애줄 것입니다. 북한은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IMF)과 같은 국제금융기구를 통해 경제 개발에 나설 수 있게 됩니다.
차 석좌는 북한이 최근 몇년 간 비영리 단체들의 도움을 거부하며 자력으로 경제 개발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강조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차 석좌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뉴욕 회동이 ‘매우 중요하다’며 “양국은 이번 회담을 어떻게든 성사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