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제난과 자연재해, 그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사태 등 삼중고 속에서 북한은 문화전쟁까지 치루고 있는 상황이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홍알벗 기자입니다.
미국 기업연구소(AEI, American Enterprise Institute)의 올리비아 쉬버(Olivia Schieber) 외교 및 국방 정책 선임연구원은 2일, 미국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에 기고한 '북한에서 일어나는 문화전쟁, 김정은의 가장 깊은 두려움(A culture war is brewing in North Korea. It shows Kim Jong Un's deepest fear)'이란 제목의 글에서, 북한 당국은 최근들어 외부정보가 북한 내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온힘을 쏟아붓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말, 소위 '반동적 이데올로기와 문화'를 통제하기 위해 수많은 새로운 법 을 통과시켰는데 최근 공개된 세부사항을 보면, 한국의 책이나 영화를 소유하다 적발될 경우 최대 15 년, 그리고 한국 억양으로 말하는 것만으로도 최대 2 년까지 노동형에 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게다가 '자녀를 제대로 키우지 못한' 부모에게는 최대 미화 222달러의 벌금을 부과하는 것은 물론 외부 자료를 배포하다 적발되면 처형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쉬버 연구원은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전화통화에서, 이같은 조치가 모두 체제붕괴를 우려하는 북한 지도부의 두려움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쉬버 선임연구원: 북한 정권은 '탈북'이라는 잠재적인 불안정 유발 요인을 갖고 있습니다. 내부 상황이 나빠질 때면 북한 당국은 외부 정보가 북한 내부로 유입되지 않도록 두배 이상의 노력을 기울일 수 밖에 없습니다.
영국에 정착한 북한인권운동가인 탈북자 박지현 씨는 CD 및 DVD, 즉 알판 시대를 지나 요즘 북한 주민들은 SD카드나 USB 기억장치를 이용해 한국 드라마를 보고 있다며, 탈북자들이 드라마에 나오는 한국과 외국의 부유한 모습을 보고 탈북을 결심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고 말했습니다.
박지현: 한국 배우들 이름까지 다 알고, 드라마 얘기할 때 놀랍더라구요. 북한 안에서 영화도 아니고 드라마를 본다는 자체가 넘 놀라웠고, 북한 내부 단속이 심한데도 문화의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 정말 용감하게 드라마를 보는 거였어요.
쉬버 연구원은 그렇기 때문에 북한 당국은 한국에서 날아 들어오는 풍선과 그 안의 북한 '사회주의 낙원'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외부정보를 두려워하는 것이고, 무엇보다 그 정보를 획득하고 변화하는 주민들의 힘이 두려워 외부문화와의 전쟁을 치루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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