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전파방해∙사이버공격으로 미 우주안보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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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은 전파방해와 사이버공격으로 미국의 우주안보 능력을 위협할 수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달 31일 '2021년 우주위협평가'(Space Threat Assessment 2021)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는 우주공간에서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국가로 북한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 이란, 인도 등 5개국을 꼽았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의 경우, 인공위성을 직접 요격하는 능력은 없는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 우려하는 북한이 장거리미사일에 핵무기를 탑재해 이를 대기권에서 폭파시켜 이때 나오는 전자기 파동(EMP)으로 지상의 모든 전자기기들의 사용을 불가능하게 하는 위협과 관련해 이를 추진하고 있는 북한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보고서는 북한이 전파방해를 통해 전자전(Electronic Warfare)을 수행하는 능력을 보여왔고 북한의 사이버공격은 지금도 이뤄지고 있다면서 전파방해와 사이버 공격을 통해 미국의 우주 안보를 위협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습니다. (North Korea has demonstrated the ability to conduct electronic warfare through jamming capabilities, and its cyberattack threat is active and viable. It is these latter two capabilities that have the greatest potential for counterspace applications.)

보고서는 북한이 그동안 인공위성이나 항공기에서 보내오는 정보를 받는 통신체계를 방해 해왔다면서 지난해 4월에는 한국을 겨냥한 새로운 전파방해 장비를 배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보고서는 이어 우주공간에서 미국에 대한 북한의 가장 큰 위협은 사이버 공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6,000여명의 사이버공격 요원들을 보유하고 있고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 국무장관이 지난해 12월 북한이 러시아보다 미국의 사이버 안보에 위협이라고 말할 정도라는 게 보고서의 설명입니다.

이어 북한의 사이버공격이 현재는 우주 공간을 겨냥하고 있지 않지만 북한 해커들이 불법적 방법을 통해 더 고급기술을 익히고 경험을 쌓으면 우주 공간에서 미국을 더 위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 보고서 내용에 동의한다며 전자전과 사이버공격이 우주공간에서 북한의 위협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 북한이 전자전과 사이버로 위성위치확인체계(GPS, Global Positioning System)를 공격할 수 있습니다. 군대와 민간분야 모두 여기에 엄청나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공격하면 군과 경제활동을 멈추게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지난 1월 상원 인준청문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서에서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 만큼은 아니지만 이란과 더불어 위성통신과 위성위치확인체계(GPS) 신호 방해 등으로 우주에서의 미국의 능력(U.S. space capabilities)을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지난 2월 캐슬린 힉스 미 국방부 부장관 지명자도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서면답변서를 통해 북한은 이란과 더불어 미국의 우주기반 군사력 활용에 위협이 되는 능력을 보여줬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보고서는 북한의 우주개발의도는 이란과 마찬가지로 탄도미사일 개발과 긴밀히 연계되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미 국방부는 이번 보고서가 평가한 북한의 우주 관련 위협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요청에 2일 오후까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