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북 사이버위협 주의보 발령

0:00 / 0:00

앵커: 미국 정부가 북한의 사이버위협에 대한 포괄적인 정보를 담은 주의보를 발령했습니다. 북한의 악성 사이버 활동이 미국은 물론 국제사회 전반에 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양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무부와 국토안보부, 재무부, 연방수사국 등은 15일 공동으로 북한의 점증하는 사이버 위협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위협을 완화하기 위한 주의보를 내놓았습니다.

이번 주의보는 국제사회와 인터넷 보안 담당자들과 대중 모두에 북한의 사이버 위협에 대한 포괄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주의보는 북한의 악성 사이버활동이 미국은 물론 더 광범위한 국제사회, 특히 국제 금융체계의 완전함(integrity)과 안정성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The DPRK's malicious cyber activities threaten the United States and the broader international community and, in particular, pose a significant threat to the integrity and stability of the international financial system.)

미국과 유엔의 대북제재 압박 속에서 북한은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사이버 범죄를 포함한 불법 활동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어 매우 우려된다고 주의보는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미국의 주요 기반시설을 저해하고 파괴하는 사이버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히든 코브라'로 명명된 북한의 악성 사이버활동을 통해 북한이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탈취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암호화폐 자금세탁 방지 전문기업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는 최근 개최한 북한 관련 암호화폐를 주제로 한 화상회의(North Korean-linked Cryptocurrency Addresses and Sanctions)'에서 북한이 제재 회피와 핵확산 야망을 위한 자금 마련에 다수의 해킹 단체를 동원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체이널리시스: 북한은 사이버 해킹 활동이 위험은 적고, 보상이 큰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적어도 2015년부터 북한은 암호화폐 거래소 해킹을 자금 마련 창구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아는 한 북한은 현재까지 적어도 15억 달러에 달하는 (암호화폐) 해킹과 탈취를 해 온 것으로 압니다. 따라서, 수익이 상당하다고 볼 수 있지요. (And since as early as 2015, they have increasingly turned to hacking crypto currency exchanges as a source of revenue. And to our knowledge, we're comfortable in saying that North Korea has been responsible for hacks and thefts of at least 1.5billion cryptocurrency exchanges to date. So the revenue is substantial.)

미국 정부의 이번 주의보는 미국이 북한의 악성 사이버활동에 대해 주목하고 이를 비난하기 위해 유사한 우려를 가진 나라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2017년 12월 미국은 오스트랄리아, 캐나다, 뉴질랜드, 영국 등과 합동으로 그해 5월 발생한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공격이 북한 소행이었음을 공개하고 북한의 유해하고 무책임한 사이버 활동을 비난했다고 주의보는 밝혔습니다. 이어 일본과 덴마크도 공동으로 지지성명을 내놓았다고 주의보는 덧붙였습니다.

주의보는 당시 영국 보건당국 등 150여개국에 피해를 준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공격을 포함해 2014년 미국 소니픽처스 해킹, 2016년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8천만 달러 탈취 등 북한의 다양하고 정교한 악성 사이버 활동을 자세하게 나열했습니다.

주의보는 그러면서 국제사회와 인터넷 보안담당자, 일반 대중이 북한의 사이버 위협을 막기 위해 주의를 기울이고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정보기술관련 웹사이트 노스코리아테크의 마틴 윌리엄스 편집장은 이번 주의보가 북한의 위협이 점증하고 있다는 데 미국 정부가 주목한 것이라고 그 의미를 평가했습니다.

미국 정부기관이 합동으로 북한의 악성 사이버활동을 겨냥해 경계령을 내린 것은 지난 2018년 10월 이후 처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