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미국 재무부는 최근 한미 금융 당국자들이 회동해 북한의 암호화폐 해킹과 자금세탁 방지를 위한 협력 강화를 재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재무부는 30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브라이언 넬슨 재무부 차관이 지난 6월 27~29일 한국 경제·금융·외교 당국자들을 만나 양국 간 북한의 금융 관련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공조를 지속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넬슨 차관은 방한 중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와 북한의 암호화폐 해킹에 대한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넬슨 차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자금을 차단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넬슨 차관은 또 3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에 유엔군 사령부 관계자들과 함께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한 사진을 게재하며 “재무부는 우리의 도구를 이용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자금 흐름 차단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재무부는 지난 몇달 간 북한이 탈취한 암호화폐 자금세탁에 연루된 암호화폐 믹서(mixer) 관련자들을 제재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믹서란 암호화폐를 여러 번 나누어 전송해 출처나 자금 추적, 사용처를 알 수 없게 만드는 기술입니다.
재무부는 지난 5월 초 북한이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으로 탈취한 암호화폐 자금 세탁을 지원한 암호화폐 믹서 업체 ‘블렌더(blender)’를 제재 대상에 올린 바 있습니다.
암호화폐 믹서에 대한 최초의 제재 조치입니다.
재무부는 또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이 7월 19~20일 방한해 한미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옐런 장관은 대북제재를 통해 북한으로 들어가는 불법 자금을 차단 하는 것과 관련해 집중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지난 6월 23일 미 암호화폐 회사 ‘하모니’에서 발생한 1억달러 규모의 암호화폐 해킹의 배후에 북한 해커그룹 라자루스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사이버 보안업체 TRM랩스, 엘립틱, 체이널리시스 등은 해킹 수법과 탈취자금 송금 방식에서 북한 해커들과 유사성이 발견된다며, 북한의 라자루스 그룹의 소행으로 평가했습니다.
체이널리시스는 이들의 자금 흐름을 추적한 결과 지난 27일까지 탈취 암호화폐의 3분의 2 이상이 이미 믹서로 들어갔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해킹 피해를 입은 하모니 측은 해커들에게 100만 달러의 보상금을 제안한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유럽연합(EU)은 암호화폐를 이용한 자금세탁 방지를 강화하는 새 규정 도입에 나설 예정입니다.
EU 회원국들은 29일 암호화폐 송금에 대해 기존 은행 송금과 동일한 자금 세탁 규정을 적용하고, 암호화폐 거래소와 관련 기업을 규제하는 새 방안에 잠정 합의했습니다.
잠정안에는 익명으로 인한 자금 출처의 불명확성을 줄이기 위해 암호화폐 업체가 당국에 모든 디지털(전자)자산 거래에 대한 신원 확인 정보를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또 EU는 송금 규제(TFR, Transfer of Funds Regulation)를 이용해 가상화폐 거래를 상시 추적하고 불법성이 의심되는 거래는 막을 수 있도록 할 방침입니다.
새 규제안이 최종 승인될 경우 2024년부터 시행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기자 김소영,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