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외교당국, ‘북 사이버 위협 대응’ 첫 국장급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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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미 외교당국이 북한의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첫 국장급 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무부와 한국 외교부는 9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제1차 북한 사이버 위협 대응 한미 실무그룹 회의’가 개최됐다고 밝혔습니다.

미국과 한국 정부는 각각 9일과 10일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정 박(Jung Pak)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가 한국 이태우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과 북핵 문제 및 사이버·가상자산 분야 담당 양국 유관부처 관계자들을 초청해 북한의 증가하는 사이버 위협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습니다.

국무부는 특히 “이번 회의는 북한의 사이버 프로그램이 제기하는 위험에 대해 다루고, 악의적 사이버 활동을 통해 불법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자금을 조달하려는 북한의 지속적인 시도에 맞서기 위한 전략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 회의는 사이버 공간에서 파괴적이거나 불안정을 야기하는 행동에 주의를 집중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비슷한 생각을 가진 국가들과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미국의 약속을 더욱 강조한다”고 말했습니다.

국무부는 그러면서 정 박 부대표가 북한의 사이버 위협을 다루기 위해 한국 윤석열 정부와 계속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미국의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회의는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 후속조치 차원에서 개최됐습니다.

당시 양국 정상은 북한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양국의 협력을 대폭 확대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이번 회의에서 양측이 “한미 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북한의 해외 IT(정보기술) 노동자 및 가상화폐 해킹을 통한 핵·미사일 개발 자금 확보 시도를 차단하는 것이 긴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양국이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에 대응하기 위한 구체적인 공조 방안을 협의했다고 전했습니다.

양국은 연내 서울에서 2차 회의를 개최해 관련 논의를 지속할 예정입니다.

앞서 앤 뉴버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사이버·신기술 담당 부보좌관 역시 지난달 말 열린 한 온라인 대담회에서 북한이 해킹 공격으로 미사일 프로그램 개발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뉴버거 부보좌관 :그들은(북한) 사이버 활동을 통해 미사일 프로그램 개발 자금 중 최대 3분의 1 가량을 충당합니다. 분명히 북한 미사일 프로그램의 지속적인 개발과 많은 미사일 발사는 우리에게 우선순위입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는 이달 초 자사 블로그에 게시한 보고서에서, ‘크로스체인 브릿지’가 북한 연계 해커들의 주요 공격 대상이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크로스체인 브릿지’는 이용자가 한 가상화폐 블록체인에서 다른 블록체인으로 자산을 보낼 수 있는 서비스를 의미합니다.

실제 지난 3월 북한 연계 해킹조직인 라자루스가 배후로 알려진 ‘액시 인피니티’ 해킹 사건 역시 액시 인피니티와 다른 블록체인을 연결해주는 ‘로닌 브릿지’에서 발생했습니다.

체이널리시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북한 해커들이 올해만 약 1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를 탈취했는데, 이는 모두 ‘크로스체인 브릿지’와 다른 디파이(탈중앙화금융) 서비스 플랫폼에서 발생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자 지정은, 에디터 양성원, 웹팀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