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의 국회의원 선거가 17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번 선거에 도전하는 한국 내 탈북민들은 북한 인권 개선에 앞장설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서재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오는 4월 15일 치러질 예정인 한국의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이번 선거에는 한국 내 탈북민들이 대거 출마해 국회 입성에 도전합니다.
한국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 소속의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탈북민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지역구 후보자로 출마합니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지난달 11일): 평생을 북한의 외교관으로 활동했던 태영호같은 이도 대한민국의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으로 대한민국 국민들에 의해 직접 선출되는 지역의 대표자로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을 북한의 주민들과 엘리트들이 확인하는 순간 우리가 바라는 진정한 통일은 성큼 한 걸음 더 다가올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앞서 지난 2012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탈북민 출신인 조명철 전 통일교육원장이 당선된 바 있지만 당시 지역구 국회의원이 아닌 비례대표로 선출됐습니다.
각 정당의 추천을 받아 선출되는 비례대표와 달리 지역구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려면 지역 내 유권자들로부터 가장 많은 표를 얻어야 합니다.
탈북민 출신 북한인권운동가인 지성호 전 나우 대표는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로 이번 선거에 출마합니다.
지성호 전 대표는 북한에서 꽃제비이자 장애인으로 살았던 자신이 출마할 수 있는 것은 한국에선 자유가 보장되기 때문이라며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다면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알리고 그들이 자유롭게 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성호 전 나우 대표: 북한 주민들이 자유를 찾아 탈북해 중국에서 대한민국으로 올 수 있도록 여러 기반과 제도들을 만들고 싶습니다. 탈북 경로를 중국뿐 아니라 다른 곳으로도 더 넓히는 일들을 하고 싶습니다. 실질적으로는 탈북민 북송 방지 법안을 만들려고 생각하고 있고…
국회의원 비례대표 제도는 각 정당의 득표수에 비례해 국회의원 당선자를 결정하는 방식입니다.
한국 내 탈북민들이 주도하는 남북통일당도 이번 선거에 김주일 국제탈북민연대 사무총장과 한미옥 남북통일당 인천광역시당위원장 모두 2명의 탈북민 출신 후보가 비례대표로 출마한다고 밝혔습니다.
김주일 국제탈북민연대 사무총장은 다가올 통일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선 한국 내 탈북민들의 정치세력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하며 당선된다면 탈북민 정착 지원제도의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주일 국제탈북민연대 사무총장: 한국 내 탈북민들에 대한 정착지원 법들이 시행되어 왔는데 아직도 미흡한 부분이 많습니다. 개정이 되어도 탈북민들의 현실에 맞지 않게 개정이 되는 부분들이 많기 때문에 북한이탈주민보호에 관한 법률의 개정이 시급합니다.
한미옥 후보의 경우 북한에 있을 당시 일반 주민으로 출신성분에 의해 이룰 수 없었던 정치의 꿈을 자유와 기회가 보장된 한국 사회에서 이뤄보고자 출마한 것이라고 남북통일당 측은 설명했습니다.
지난 1997년 탈북한 이애란 자유통일문화원장 또한 기독자유통일당 비례대표로 이번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이애란 원장은 북한 인권의 개선과 한국 내 탈북민들의 자립을 도울 수 있는 입법활동을 할 것이라며 출마 각오를 밝혔습니다.
이애란 자유통일문화원장: 사문화된 북한인권법 반드시 부활시켜야 합니다. 북한인권재단을 만들어야 합니다. 북한인권재단을 통해서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증진시킬 수 있는 여러 활동들을 할 겁니다. 그리고 지금 중국에서 팔려 다니고 있는 탈북 여성들을 빨리 구출해야 합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까지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 수는 모두 3만 3500여 명입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