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출신 화가, 김정은 생일 맞아 북 체제 비판 전시회 개최

0:00 / 0:00

앵커 : 한국에서는 이번 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생일을 맞아 김 위원장과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전시회가 열릴 예정입니다.

서울의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강춘혁, 전주영, 안충국 씨 등 함경도 출신 탈북민들이 오는 8일 북한 체제를 비판하고 고향을 그리는 탈북민들의 심정을 담은 그림 전시회를 열 예정입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생일인 8일에 전시회가 열릴 예정이라 주목됩니다.

이번 전시회를 주도한 탈북민 출신 강춘혁 작가는 김 위원장의 생일을 맞아 북한 체제를 비판하고 풍자하는 그림을 주요 작품으로 전시합니다.

강 작가는 6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주요 전시 작품은 김 위원장을 형상화한 어린아이가 십자가를 꽂아놓은 생일 케이크 앞에서 기뻐하는 모습”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정권의 인권유린으로 인해 세상을 떠난 북한 주민들의 무덤을 김 위원장의 생일 케이크로 형상화한 겁니다.

한국 내 북한인권단체인 북한인권시민연합의 후원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북한 체제를 비판한 작품뿐만 아니라 탈북민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전주영, 안충국 씨의 작품들도 관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입니다.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까마치’입니다. 누룽지를 의미하는 함경도 방언입니다. 따뜻한 밥 아래 가려진 누룽지라도 솥바닥에 눌어붙은 정도에 따라 다양한 맛이 있다는 점에서 탈북 화가들의 다양한 개성을 표현했습니다.

강춘혁 작가 : 까마치도 여러 맛이 있습니다. 고소한 맛, 가마솥에 너무 많이 눌어붙어 있었다면 쓴맛이 있겠고요. 누룽지 자체는 가마솥에서 밥이 눌어붙기 전까지는 볼 수 없는 존재입니다. 그런 존재 같은 우리를 보여주자는 취지에서 이번 전시회를 기획했습니다.

이번 전시회를 여는 작가들은 함경도 출신의 한국 홍익대학교 회화과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홍익대 회화과 선배인 강춘혁 작가가 후배인 전주영, 안충국 씨의 졸업전시회에 참석했다가 함께 공동 전시회를 열자고 제안해 이번 전시회가 열리게 됐습니다.

강 작가는 “우연한 기회에 모교의 졸업 전시회를 갔는데 후배들의 졸업 작품이 훌륭했다”며 “앞으로 작가로서의 활동을 계획하고 있는 후배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공동 전시회를 제안했다”고 말했습니다.

함경북도 온성군 출신의 강춘혁 작가는 지난 1998년 가족과 함께 탈북했습니다. 강 작가는 3년 가량 중국에서 숨어 지내다가 2001년 한국으로 입국해 현재는 미술 작품과 음악으로 북한 인권의 실태를 알리고 있습니다.

북한 인권과 관련한 서적의 삽화를 그리기도 했고 북한 인권 사진, 그림 전시회에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그림 전시회는 오는 8일부터 21일까지 서울시내 ‘갤러리 인사아트’에서 열리며 누구나 무료로 입장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