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방장관 후보자 “확장억제는 기본, 모든 수단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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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용현 한국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한미동맹과 확장억제를 기본으로 북핵 위협에 대응하는 가운데, 필요하다면 모든 수단에 가능성을 열어둘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16일 서울 육군회관으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난 김용현 한국 국방부 장관 후보자.

김 후보자는 이 자리에서 기존 안보관에 변함이 없는지에 대한 질문에 “확장억제와 핵우산에 기반을 둔 북핵 위협 대응이 기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해 5월 한미 정상 간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한미동맹이 핵 기반 동맹으로 격상됐다는 점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김 후보자는 다만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적인 수단을 강구할 필요성도 함께 제기했습니다.

한국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입장에서 볼 때, 북핵의 위협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경우 모든 수단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국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핵우산, 확장억제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을 많이 제기했는데 워싱턴선언을 계기로 굉장히 많이 높아졌거든요. 그렇지만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입장에서 봤을 때 그걸로 국민의 북핵 위협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면 그 외에 모든 수단의 방법은 열려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김 후보자는 숭실대 초빙교수로 재직하던 지난 2020년 2월 한국 언론인 ‘한국경제’에 기고한 글을 통해 “북한 비핵화에 대한 접근 방법을 바꿔야 한다”며 현실적인 수단 가운데 하나로 자위권적 핵무장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핵무장이 이뤄질 경우 미국 등 국제사회가 제재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서는 형식적인 조치에 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영국과 프랑스, 이스라엘, 인도 등 미국의 가치 및 국익과 일치하는 국가가 핵무기를 보유하는 경우 적극적인 제재가 이뤄지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입장은 한국 정부가 기존에 여러 차례 밝혀온 것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입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 겸 신임 국가안보실장은 현지 시간으로 지난 8일 공개된 영국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핵무장을 추진할 경우 “미국과의 동맹에 큰 균열이 생겨나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한국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한다면 다양한 불이익이 야기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비핀 나랑 미국 국방부 우주정책 담당 차관보 대행이 지난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국이 자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보다는 한미 간 핵협의그룹(NCG)을 통해 확장억제를 강화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밝히는 등, 미국 정부도 한국의 핵무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거듭 표명해온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장호진 신임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은 첫 공식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했습니다.

장 신임 특별보좌관은 현지시간 15일 미국 델레스 국제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나 “한미일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를 한 지 거의 1년이 됐다”며 “미국 바이든 정부 임기 내에 한미동맹과 같은 문제를 어떻게 잘 마무리할지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장 신임 특별보좌관은 오는 11월 미국의 대선이 열리기 전 북한이 도발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북한 도발설은 언제나 나온다”며 “다양한 도발 형태별로 면밀한 대비계획을 세워놓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지난 12일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을 신임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하고, 신원식 국방부 장관을 국가안보실장으로, 장호진 당시 국가안보실장은 외교안보특보로 이동시킨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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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국의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양부남 의원은 16일 소방청 자료를 인용해 지난 13일까지 북한 ‘오물풍선’ 관련 119신고가 총 1,567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르면 서울에서 가장 많은 1,126건의 신고가 접수돼 전체의 71.9%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경기도 남부에선 162건, 경기도 북부 151건, 인천 56건, 강원도 48건, 충청북도는 16건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북한 오물풍선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인력은 약 1만 명으로, 동원된 소방차량은 2,400대를 넘겼습니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북한 오물풍선 등 도발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 안전”이라며 “국민 안전 확보를 위해 최선의 방안을 잘 판단해 시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에디터 홍승욱,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