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민주주의 지수’ 올해도 세계 최하위”

EIU가 3일 발표한 '2020 민주주의 지수'에서 북한은 최하위를 기록하며 붉은색으로 표시됐다.
EIU가 3일 발표한 '2020 민주주의 지수'에서 북한은 최하위를 기록하며 붉은색으로 표시됐다. (/EIU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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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또 다시 전 세계 국가들 중 민주주의 수준이 최악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 산하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3일 발표한 '2020 세계 민주주의 지수(Global Democracy Index 2020)' 보고서에서 북한은 전체 조사 대상국 중 최하위인 167위에 올랐습니다.

세계 각국의 민주주의 수준을 나타내는 EIU 민주지수는 선거 과정과 다양성, 정부의 기능, 정치 참여, 정치 문화, 시민 자유 등 5개 지표에 대해 10점 만점을 기준으로 한 총점으로 산출됩니다.

종합 점수 8점 이상은 '완전한 민주주의(full democracies)', 6~8점 경우 '결함 있는 민주주의(flawed democracies)', 4~6점은 '혼합형 체제(hybrid regimes)', 4점 미만은 '독재정권(authoritarian regimes)'으로 분류됩니다.

북한은 이번 조사에서 지난 해와 같이 총점 1.08점을 기록하며, 민주주의 지수 조사가 시작된 2006년 이후13번 연속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특히 북한은 5개 평가 항목 중 '선거 과정'과 '시민의 자유' 부문에서 모두 0점을 받았습니다.

북한에도 헌법으로 명시된 투표제도가 있지만 사실상 반대를 할 경우 처벌을 받는 '형식 뿐인 선거'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 정부 기능 부문 점수가 2.50점으로 그나마 가장 높았고, 정치참여와 정치문화에서는 각각 1.67점, 1.25점을 받았습니다.

보고서는 특히 지난해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즉 코로나비루스 대유행으로 정부의 역할과 민주주의가 시험대에 올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2020년 민주주의 지수의 전체 평균 점수가 5.37점으로 조사가 시작된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고 전했습니다.

로베르타 코언(Roberta Cohen) 전 미국 국무부 인권 담당 부차관보는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코로나19로 민주주의 국가들이 평양 주재 대사관에서 일시 철수하면서 북한이 민주주의 영향에서 더욱 멀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코언 전 부차관보: 서방국가의 대사관 철수는 특히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 민주주의 세계로부터 더욱 고립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코언 전 부차관보는 민주주의가 발달한 유럽 국가의 대사관들이 철수하면서 권위주의 체제인 중국,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또 정당성 훼손을 우려한 북한 정권이 외부에 코로나 19 상황에 대해 투명하게 밝히지 않아 외부 지원을 더욱 어렵게 하고, 주민들을 더 심각한 식량난에 처하게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은 총점 8.01점으로 조사 이후 처음으로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에 올랐고, 중국은 총점 2.27점으로 북한과 같이 '독재정권'에 속했습니다.

미국은 '결함있는 민주주의'에 해당하는 총점 7.92점으로 25위를 차지했고, 노르웨이, 아이슬랜드, 스웨덴(스웨리예) 등 북유럽 국가들이 최상위 1~3위에 올랐습니다.

한편 북한은 다양한 정치·사회 관련 지수에서 매년 최하위권에 머물렀는데 미국 헤리티지재단이 정부 청렴도, 시장 자유 등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경제자유지수'에서 전 세계 최하위를 기록하는가 하면 미국외교협회(CFR)가 발표한 '여성 파워 지수' 보고서에서는 북한의 정치적 평등성 점수가 조사대상 193개국 중 137번째로 낮았습니다.

또 최근 독일 국제투명성기구(TI)가 세계 180개국의 공공 부문 청렴도를 평가한 '2020 부패인식지수'에서는 170위에 올라 대표적인 부정부패 만연 국가로 지목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