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북한에 ‘비핵화 기준’ 정확히 전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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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미북 간 비핵화 협상 재개를 위한 돌파구 마련에 나선 한국은 북한에 섣부른 양보보다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비핵화 기준을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는 미국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 외교협회(CFR)의 스콧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가 없이는 양보를 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습니다.

스나이더 선임연구원 : 미국은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하겠다는 약속을 철저히 이행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 회담에서 한미 양국 정상이 같은 의견이라는 데 합의했습니다. 한국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에 이 점을 정확히 전해야 합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라는 최종 목표에 진정성을 보여야 미국도 비핵화 과정에 대한 협상에서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미국의 입장을 한미 정상회담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북한이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거론된 영변 핵시설 폐쇄 이외에 추가 핵 시설을 협상 의제로 올려 놓는다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는 한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비핵화를 향한 로드맵 즉 이정표 개념에 대해 미국과 다른 견해를 갖고 있는 것이 계속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 북한은 미국과 비핵화 정의와 로드맵에 합의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에게 '빅딜'이 비핵화라고 말한 것입니다.

리비어 전 차관보는 지난 11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대통령은 동맹이 건재하다는 것과 북한과의 비핵화 대화가 향후 언젠가(at some point) 열리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제시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리비어 전 차관보는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비핵화보다 제재 완화, 화해, 대화에 방점을 둔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무엇보다도 비핵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 제가 보기에 미국은 북한이 논쟁의 여지가 없이 분명하게, 검증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조치를 취한 후에야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사업 관련) 제재 해제나 완화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따라서 북한의 태도 변화 없이 3차 미북 정상회담이 개최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한편, 미국 뉴욕 사회과학원(SSRC)의 리언 시걸 박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보내는 신호를 북한이 정확히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핵 무기와 핵 물질 등을 미국에 보내야 한다는 리비아식 비핵화가 아니라 일부 제재 완화와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에 열린 태도를 보였다고 시걸 박사는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이 보내는 메시지에 주목하고 상호 신뢰구축 조치에 나서길 바란다고 그는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