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미북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한반도 전문가인 미국 애틀란틱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은 현실적인 협상 전략으로 다자회담과 일부 비핵화 조치에 대한 제재 완화를 제공하는 스냅백 조치를 제안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매닝 연구원은 1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를 위해 양자 회담만 고집하는 것은 실수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미 두 번의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이러한 양자회담이 비핵화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증명했다며 특히 미국, 중국, 러시아 3자간 협력구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매닝 연구원은 과거 6자회담때와 같이 비핵화에 따른 한반도, 동북아 정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중국, 러시아, 한국, 일본 등 관련국들과의 다자간 논의가 필수적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매닝 연구원 : 현재 대부분 논의는 주로 양자회담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이는 그대로 놔둬도 됩니다. 하지만 2차 단계(second tier)로 다자 회담을 갖지 않을 이유는 없습니다. 중국, 러시아와 다자회담을 시작할 수 있고 한국, 일본까지 회담을 확장시킬 수 있습니다.
매닝 연구원은 특히 러시아가 냉전 이후 미국과 핵무기 확산 방지를 위한 핵물질 처리 등을 공동으로 진행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북한 비핵화 과정과 이후 단계에 대해 긴밀히 논의해야 할 상대라고 설명했습니다.
매닝 연구원은 ‘완전한 비핵화를 이룰 때까지 어떠한 대북제재 해제도 없다’는 미국의 전략은 북한이 수용할 가능성이 없는 비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일부 비핵화 조치에 제재를 해제했다가 합의 위반시 다시 최대 압박으로 돌아가는 ‘스냅백’ 조치가 더 현실적이라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유엔 상임 이사국인 중국, 러시아 등도 이에 대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매닝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매닝 연구원 : 완전한 비핵화까지 대북제재를 해제하지 않겠다는 트럼프식 접근은 명백히 작동하지 않고 있습니다. 스냅백은 북한 측에 일부 제재를 완화해주면서도 언제든 다시 트럼프 행정부가 원하는 최대 압박 캠페인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타협안입니다.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북핵대사 역시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일부 비핵화 조치에 대해 미국도 경제사업에 대한 일부 제재를 풀어주는 ‘조치 대 조치’ 전략이 더욱 현실적인 협상 방법이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한편, 매닝 연구원은 또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는 대통령 특사(presidential envoy)로 승격시키는 방안도 제시했습니다.
그는 북한 측이 정상회담 이후 후속 실무회담을 하자는 미국 측의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면서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양자 대화만을 원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매닝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 특사를 지정하면 김 위원장에게 미북 협상에 대한 미국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한편 비핵화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논의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