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최근 양국은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지만, 북한은 미국이 내년 대선에 본격적으로 접어들기 전에 협상 타결을 원한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습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리처드 부시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일 이 연구소가 ‘아시아의 안정’(Asia’s Stability: Glancing Back, Looking Forward)을 주제로 개최한 전문가 토론회에서 자유아시아방송(RFA)과 만나, 북한이 최근 미국에 올해 말까지 셈법을 바꾸고 입장 재정립을 요구하는 등 시한을 설정한 것은 별로 놀랍지 않다며, 북한은 내년 미국 대선 이전에 미국과 합의를 보길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북한은 미국이 대선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협상에 진전을 내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예외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오히려 비관적인 대북 인식을 가진 국가안보 참모들이 북핵 문제에서 성과를 내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갈망과 야망을 넘을 수 있을지가 향후 미국의 대북 협상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부시 선임연구원 : (미국의) 국가안보 관료들이 김정은은 (치러야 할) 대가와 관계없이 핵무기를 포기할 생각이 없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 할 수 있다면, (미북 간) 아무런 일(진전)도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If it's national security bureaucracy and if they can convince Trump that Kim Jong Un is unwilling to give up his nuclear weapons whatever the price, then nothing will happen.)
아울러, 한국의 이숙종 성균관대 교수는 이날 토론회에서 미북 간 간극을 어떻게 좁힐 수 있냐는 자유아시아방송(RFA) 질문에, 북한이 자신의 요구를 모두 일방적으로 관철시키려고 하기 보다는 백악관을 움직일 수 있는 중재안을 들고 나와 대화의 동력을 되살려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고 지난 2차 미북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확인된 ‘노딜 즉 합의를 안하는 것이 나쁜 합의보다 낫다’고 인식하는 만큼, 북한의 주장을 모두 수용할 가능성은 없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이 미국 지도부를 탓하고 셈법을 바꾸길 요구하면서 중요한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미국의 중국전문가인 보니 글레이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 만나 지금 이 시점에서 미북 간 비핵화 접근법에 대한 간극을 좁히는 데 중국의 역할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글레이저 선임연구원 : 중국의 역할은 중요하지만, 결정적이진 않습니다. 근본적으로 미국과 북한은 중국 없이도 (양국 간) 협상에서 더 많은 진전을 만들 수 있습니다. (China's role is important, but it is not decisive. Ultimately, the United States and North Korea can make more progress in their negotiations without China.)
한편, 윤선 스팀슨센터 동아시아∙중국 담당 국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 만나 중국이 현재 미북 양자협상은 서로가 원하는 결과를 도출해내지 못할 것으로 확신하고, 향후 미국이 북한의 협력을 확보하기 위한 중국의 도움을 요청할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