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구 소련의 비핵화 방안을 마련했던 미국의 전직 상원의원들이 미국의 대통령과 부통령을 만나 북한 비핵화 방안에 대해 조언했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샘 넌 전 상원의원과 리처드 루거 전 상원의원은 지난 5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만났습니다.
펜스 부통령의 초청으로 백악관을 방문한 이 두 전 의원은 7일 미국 공영라디오 방송(NPR)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은 자신들이 1991년 발의해 그 후 20년 간 구 소련 비핵화를 이끌었던 넌-루거 법에 대해 경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에게 구 소련 비핵화 경험을 토대로 비핵화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말했습니다. 넌 전 의원의 말입니다.
넌 전 상원의원: 비핵화를 빨리하고 싶어하는 것은 이해됩니다. 하지만 비핵화 속도와 안전은 반비례 관계입니다. 비핵화 속도와 검증도 반비례 관계입니다.
두 전 의원은 북한 비핵화 과정에 적용할 수 있도록 넌-루거 프로그램을 소개했다고 밝혔습니다.
넌-루거 프로그램에서 핵폐기 내용을 세분화해 해당 기술, 장비, 자금을 제공하며 검증가능한 비핵화를 이끌어낸 것과 핵무기를 개발했던 구 소련 핵과학자, 기술자들이 평화적인 과학, 기술 관련 직업을 갖게 해준 것이 북한 비핵화 방식에 적용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와 관련해 넌 전 의원은 핵무기를 개발했던 북한 과학자와 기술자들이 비핵화를 자신과 가족들에 대한 위협으로 여기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들이 다른 직장을 찾아 고용되도록 돕는 것은 핵무기전파방지 차원에서도 중요하다는 설명입니다.
넌 전 의원은 북한 비핵화 과정에 넌-루거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미국과 러시아 전문가들을 활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두 전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미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를 위한 세부적인 내용이 아닌 일반적인 목표에 집중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들에게 올바른 질문을 했고 먼저 연락를 취해 자신들의 경험을 경청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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