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미국 전직 관리와 전문가들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언급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 비핵화 가능성에 대해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데니스 와일더(Dennis Wilder) 전 미국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에 비핵화를 실현하길 원한다는 북한 김 위원장의 발언을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와일더 전 선임보좌관 :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이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와일더 전 선임보좌관은 중간에서 전달하는 입장에서 김 위원장의 발언을 잘못 해석하거나 북한 측이 처음 발언대로 이행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이 직접 그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와일더 전 선임보좌관 : 북한은 무엇보다도 미국 정부가 요구한 '비핵화를 위한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하고 비핵화 대화의 진전을 진정으로 원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지금까지 취한 북한의 행동으론 부족합니다.
미국 중앙정보국과 국가정보국 출신 정 박 브루킹스 연구소 한국석좌도 북한이 비핵화 의지가 있다면 풍계리 핵실험장과 서해 미사일 발사장에서 취한 조치에 대한 독립적인 전문가의 사찰을 허용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의미있는 비핵화 조치에 대한 검증이 없이 트럼프 대통령을 추켜 세우는 방법으로 이번 트럼프 행정부 임기 내에 종전선언을 얻어내고 핵보유 국가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하려한다는 것이 박 석좌의 분석입니다.
미국 민간 연구기관인 ‘애틀랜틱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은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핵 프로그램의 완전한 신고와 국제원자력기구 사찰과 검증을 수용하면 종전선언을 할 용의가 있음을 분명히 시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이러한 ‘전략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따라서 2021년 초까지의 비핵화는 단순히 ‘말’에 불과하다는 게 매닝 선임연구원의 주장입니다.
그는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진정으로 비핵화 시간표를 제시했다면 의미 있는 일이지만, 이번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을 추켜 세우며 폼페이오 장관을 비롯한 대북 협상단과 트럼프 대통령의 사이를 벌어지게 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중에 상당한 비핵화 진전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북한이 성실하게 핵 프로그램을 신고하고 이를 검증하는 과정에 합의하는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짐 월시(Jim Walsh)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안보연구프로그램 연구원은 김 위원장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환영할 일이지만, 북한도 미국도 비핵화를 위해 필요한 복잡하고 어려운 협상 절차를 추진하려는 ‘정치적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