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미 정보관리 “북, 비핵화 의도 없어…현실적 대북정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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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의 교착국면이 장기화 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비핵화 의도 부재가 근본적 원인이라는 전직 미국 정보기관 관리의 평가가 나왔습니다. 미국은 현실적인 대북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뉴욕 비영리기관 '코리아소사이어티'가 16일 '대북외교 전망'을 제목으로 한 화상회의를 열었습니다.

마커스 갈로스카스 전 미 국가정보국(DNI) 북한정보담당관은 이날 회의에서 지금까지 미국이 북한과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비핵화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북한이 핵을 포기할 의도가 없기 때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갈로스카스 전 담당관: 미국이 대북정책을 고안하는 데 있어 극복해야 할 가장 큰 도전요인 중 하나는 정책의 근간이 될 현실적인 가정 및 평가를 내리는 것입니다.

그는 이어 미국 국가정보위원회가 공개한 지난 1991년 보고서는 제재가 북한의 핵 프로그램 포기를 유도할 강압적 수단이 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며, 북한이 핵실험을 하기 이전에 이미 이런 평가가 내려진 점에 주목했습니다.

제재와 압박이 북한이 진정한 의지가 없는 것들을 이룰 수 있게 하는 정책적 도구일 것이라는 미국 정부의 비현실적인 가정이 문제일 수 있다는 겁니다.

아울러, 미국 중앙정보국(CIA)에서 북한 담당관을 지낸 수 김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은 이날 회의에서, 미국은 그동안 비핵화를 포함한 북한문제 해결의 시급성(sense of urgency)을 보이며 시간적 제한을 두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오히려 미국이 원하는 것이 더 많다는 인상을 북한에 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북한은 미국에 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분명한 선이 있지만 미국은 북한에 더 양보할 수 있다는 인식을 줄 수 있는 만큼, 북한문제를 퇴보시킬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안킷 판다 미국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 핵정책 담당 선임연구원은 이날 회의에서, 북한은 다음달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일 75주년 기념일을 계기로 정권의 건재함을 과시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북한은 지난 2015년 당 창건 70주년 경축 열병식에서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 계열인 'KN-14' 미사일을 선보였고, 10년 전인 지난 2010년 65주년 열병식에서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인 무수단 미사일을 선보였던 만큼, 올해 75주년 행사 역시 상징성이 큰 만큼 신형무기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