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대사 “남북관계, 북한 비핵화와 연계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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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남북관계와 북한 비핵화가 연계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조셉 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를 위해 기초를 확실히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의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를 위해서는 한국과 미국이 북한에 일치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해리스 대사는 17일 한국의 아산정책연구원에서 개최된 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하면서 올해 도출된 북한 비핵화 합의들을 현실화 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 : 물론 앞으로 해야할 일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한국과 미국이 북한에 계속해서 공통된 목소리를 내며 접근하면 우리는 판문점, 평양, 싱가포르에서 이룬 약속을 현실화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북한 비핵화의 실질적인 진전이 없는 남북관계 발전은 지양돼야 한다는 언급도 했습니다.

해리스 대사는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을 안다”며 “남북관계는 비핵화와 연계돼야 하며 이와 관련해 한미는 긴밀히 공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한 비핵화 노력에 대해서는 “대담하고 전례없는 조치였다”고 평가하며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해리스 대사는 “양 정상은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를 확립하고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 FFVD를 달성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했다”며 “한미의 긴밀한 협력과 공동의 가치는 북한의 위협 등 다른 많은 도전에 직면하면서 더 강해졌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같은 토론회에 참석한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북한 비핵화를 위해 기초를 다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현재 북한 비핵화 협상이 성급하게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며 우려를 표명한 겁니다.

윤 전 대표는 북한 비핵화 협상이 톱다운 방식으로 진행되는 점에 대한 견해를 밝히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톱다운 방식은 정상들끼리 합의한 이후 실무자들이 후속 협의를 진행해 합의사항을 이행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윤 전 대표는 “중요한 것은 정상들이 앞장설 때 그 뒤를 실무자들이 적절히 따라오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핵무기, 미사일 시험을 중단하고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했지만 이는 완전한 비핵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윤 전 대표는 “12개월 전에 비해 북한 비핵화 상황이 크게 개선됐다는 점은 동의한다”며 “하지만 6월 미북 정상회담의 비핵화 문구는 매우 모호하고 취약했으며 지금까지 비핵화와 관련된 큰 진전은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종전선언보다 비핵화 과정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종전선언에 대한 상응조치로 영변 핵시설을 해체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습니다.

윤 전 대표는 “종전선언에 상응해 북한이 핵시설을 해체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지나친 기대”라며 “(한미가) 종전선언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핵시설 해체 협상을 개시한다는 북한의 약속 정도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마흐무드 모히엘딘 세계은행 부총재는 한국생산성본부가 개최한 토론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북한의 세계은행 가입 조건에 대해 “평화와 안정에 대한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모히엘딘 부총재는 원칙적으로 신규 회원국들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북한이 세계은행에 가입하려면 국제통화기금(IMF)과 같이 공동가입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모히엘딘 부총재는 “세계은행이 북한에 대한 재무, 기술적인 지원을 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와 관련된 논의를 하는 것은 이르다”며 “북한이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응하는 시기는 언제일지 모르지만 준비가 되면 관련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