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외교부는 북한 비핵화가 실질적으로 진전되는 경우 국제사회와 협력해 북한 주민의 삶을 개선할 '담대한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21일 윤석열 한국 대통령에게 업무 보고를 실시한 박진 외교부 장관.
북한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조건으로 그에 따르는 이른바 ‘담대한 계획’을 제시했습니다.
이 같은 계획을 이루는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예측 가능한 북한 비핵화 청사진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단순한 이벤트성 정치 행사가 아닌,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와 남북관계의 정상적이고 근본적인 발전을 끌어내기 위한 청사진을 관계부처와 함께 수립해 실행에 옮기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윤 대통령이 제시한 ‘담대한 계획’을 추진하는 세부적이고 단계적인 내용이라는 설명입니다.
이명박 정부 당시 대북 정책인 ‘비핵·개방·3000’과의 차별점을 묻는 질문에는 “당시의 경험이 있는 이들이 지금도 작업에 동참하고 있다”며 “그 때 상황이 새로운 청사진을 만들고 구상하는 데 교훈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외교부는 비핵화의 실질적인 진전에 따라 당사자 간 평화체제 구축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담대한 계획’ 추진을 위한 국제 공조를 강화한다는 계획도 내놓았습니다.
또 남·북·미 3자가 상시 소통할 수 있는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등 3자간 안보대화통로의 제도화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서는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조기에 재가동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이행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북한이 핵실험 등 추가 도발에 나서면 유엔 차원의 신규 제재는 물론 독자제재도 추진한다는 방침입니다.
한국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현재 북한이 국제사회와의 대화를 거부한 채 도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한국 정부는 일관되고 확고한 원칙에 기초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면서 도발 시 강력한 대응 조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과의 대화에서는 유연함과 원칙을 함께 하면서 열린 접근법을 지키되 원칙과 일관성 있는 비핵화 협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외교부는 비핵화 뿐 아니라 북한 내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한 국제 협력도 강화할 방침입니다.
이는 유엔 등과 협력해 북한 인권 개선을 도모한다는 것으로, 대북 인도적 지원을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추진한다는 입장도 거듭 확인했습니다.
오는 22일에는 한국 국방부와 통일부가 대통령 업무보고를 실시합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22일 오전 9시에 국방부, 10시 30분에는 통일부 업무보고를 순차적으로 받을 예정입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지난 6일 윤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에서 보고한 국방정책방향에 기초해 한국형 3축 체계 확충방안과 한미 연합훈련 강화 등 주요 추진과제의 이행방안을 중점 보고할 예정입니다.
3축 체계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킬체인(Kill Chain), 대량응징보복(KMPR) 전력을 갖추겠다는 전력증강 계획입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에도 북핵·미사일 대응능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겠다며 3축 체계 조기 복원과 강화를 강조한 바 있습니다.
이 장관은 이날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를 만나 한반도 안보 정세와 한미동맹 발전 방향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며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계속되는 상황에 한미 간 소통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주한미국대사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업무보고에서 북한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하면서도 대화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방안 등 대북 정책 관련 보고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임 문재인 정부 당시 발생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탈북어민 북송 사건이 다뤄질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한편 한국 군 당국은 북한 군이 이달 들어 하계훈련에 돌입했지만 집중 호우와 코로나 사태로 그 강도와 내용이 영향을 받고 있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김준락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북한군이 7월부터 하계훈련을 시작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일부 지역에서 집중호우나 코로나 상황으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한국 군은 북한의 핵실험 준비와 관련해선 “한미 정보당국이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시설과 활동을 추적·감시하고 있다”며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해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미 당국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를 복구하는 등 물리적 준비를 완료하고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결정만 있으면 언제든 7차 핵실험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