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에 11개월 째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김상덕 씨의 아들 김솔 씨는 5월로 예정된 미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이 억류 중인 세 명의 미국인 모두를 석방해 주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22일은 김상덕 씨가 북한에 억류된 지 꼭 11개월째 되는 날입니다. 김 씨의 아들 김솔 씨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를 수락한 데 대해 감사한다고 밝혔습니다.
김솔 씨 : 지금 미국과 북한 간 대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억류 미국인 문제가 잊혀지지 않고 제기되고, 정상회담에서 다뤄져 이들이 하루 속히 석방될 수 있길 바랍니다.
김솔 씨는 지난달부터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freeusa3/)과 트위터 등 인터넷 사회 연결망, 자체제작 웹사이트( https://freeusa3.com/)와 동영상을 통해 아버지와 또 다른 두 명의 미국인의 석방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김 씨는 평창 동계올림픽과 미북 정상회담 등을 계기로 남북한과 미북 간 대화 분위기가 고조돼,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행동에 나섰다며 많은 사람들의 지지와 동참으로 용기를 얻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처음 10개월 간은 조심스럽고, 두렵고,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 망설이고 일이 잘 풀리기만 바라고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씨 : 동영상을 만들어 인터넷에 게재하고 사회적연결망을 통해 알리는 목적은 아버지 등 세 명의 미국인이 억류돼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기억해 달라고 말하려는 것입니다.
북한 당국은 지난해 4월 22일 평양과학기술대학에서 한 달 간 회계학을 가르친 후 귀국길에 오른 김상덕 씨, 미국 명 토니 김 씨를 공항에서 억류한 후 다음달 3일 김 씨가 “지난 시기는 물론 이번 체류기간에도 국가를 전복하려는 적대적인 행위를 해 단속했다”고 억류 이유를 밝혔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형을 선고하지는 않은 채 미국의 이익대표부 역할을 하는 평양주재 스웨덴 대사관의 영사접촉을 허락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솔 씨는 북한 당국이 아버지와 다른 두 명의 억류 미국인을 석방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는 수 년 전 자신도 아버지의 조교로 평양과기대에 가서 아버지의 수업을 참관하고, 북한 학생들과 같이 운동도 한 경험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씨 : 아버지와 북한 당국에 아버지를 사랑하고, 보고싶고, 빨리 돌아오길 바란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동생이 곧 아기를 낳아 아버지가 할아버지가 되실 거라는 것도요.
김솔 씨는 아버지가 북한 당국의 초청으로 최소 7 차례 북한을 방문했다며 아버지가 북한에 억류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아버지가 북한 주민에 대한 사랑(heart for North Korean people)때문에 북한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기회가 오자 망설이지 않았고, 가족들도 이런 일이 닥치리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다고 그는 밝혔습니다.
그는 또 아버지 김상덕 씨가 평양과기대의 자매학교인 연변과기대에서 교수로 재직했는데, 멀리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에서 공부하는 자신과 일주일에 두 차례 이상 영상통화나 전자우편을 통해 자주 소통하곤 했다고 전했습니다.
김 씨 : 아버지가 냉면 같은 국수 그리고 해산물 음식을 좋아했습니다. 저와 함께 축구, 달리기, 탁구 등 여러 가지 운동도 하고, 동생이 먼저 결혼하자 언제 결혼할 것이냐고 놀리거나 여자친구가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자상하게 조언해 주셨습니다.
김솔 씨는 지난해 6월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의 석방을 위해 조셉 윤 당시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북한을 방문했을 때 본 아버지의 모습은 건강이 괜찮아 보였다고 전해 들었지만 이제 억류 11개월을 지나면서 건강이 악화되었을까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지난 20일 기자설명회에서 억류 미국인 세 명의 석방에 미북 양측이 사실상 합의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해 ‘현 시점에선 단지 추측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