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영국의 한 인권단체가 진행하는 올 한해 최악의 독재자를 선정하는 설문에, 북한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후보에 포함됐습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표현의 자유를 주창하는 영국의 비영리단체 ‘인덱스 온 센서십’(Index on Censorship)이 ‘2022년 올해의 독재자는 누구인가’를 주제로 진행하는 온라인 투표에서 북한 김정은 총비서를 후보로 선정했습니다.
단체는 1일 홈페이지를 통해 김 총비서 등 12명을 후보 명단에 올리고, 올해 표현의 자유를 가장 많이 억압한 독재자를 선택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김 총비서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단체의 ‘올해의 독재자’ 후보로 꼽혔습니다.
단체가 발행하는 잡지의 케이티 댄시-다운스(Katie Dancey-Downs) 부편집장은 홈페이지를 통해 “자유에 관한 한 북한만큼 황량한 곳은 없다”며 “전체주의 김정은 정권 하에서 주민들은 음식 대신 정치 선전(propaganda)을 먹고, 투표 용지에는 선택지가 하나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총비서가 김씨 왕조의 잔인한 유산을 지키면서 북한의 최고 지도자로서 계속 통치한다”며 “북한의 대다수 지역이 극심한 가난과 감시 아래 살고 있지만 김 총비서는 국제 무대에서 핵무기를 과시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지난달 2일 하루 동안 한국 동서해상에 미사일 최소 23발을 발사했다며, 최근에는 김 총비서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참관하며 사진도 촬영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아울러 단체는 북한 정권이 주민들의 표현의 자유를 크게 억압한다고 비판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북한에서 “정권에 대한 비판이 용인되지 않고 반대 의견은 엄벌에 처해진다”며 “정치범 수용소나 처형 같은 처벌은 주민들에게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지도자는 주민들에게 과도한 애정 표현을 요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단체는 또 국제 언론 감시단체인 국경없는기자회(Reporters Without Borders·RSF)가 발표한 ‘세계 언론자유 지수’에서 북한이 전 세계 180개 국가 중 최하위 순위를 기록해 언론 자유도가 최악인 국가로 꼽혔다며 “북한에서는 선전으로 가득 찬 당국의 공식 뉴스 매체만 허용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에 외부 정보가 유입되지 않고 전세계가 북한에 대해 볼 수 있는 부분도 강력하게 통제된다며, 북한 주민들은 인터넷으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인 월드와이드웹(WWW)을 전혀 볼 수 없고 북한 인트라넷에만 접속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영국에 정착한 탈북민 인권운동가 박지현 씨는 단체에 “북한 주민들은 표현과 이동의 자유를 박탈당한 현대판 노예나 다름없다”며 “북한은 내가 기계처럼 살며 침묵을 지켰던 곳”이라고 소개했습니다.
3대 세습 지도자인 김 총비서에 이어 최근 그 후계자에 대한 논란도 제기되면서 댄시-다운스 부편집장은 “김 총비서가 아마 올해의 독재자를 넘어 (독재에 대한) 평생 공로상 후보에 올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Perhaps beyond simply Tyrant of the Year, Kim should be up for a lifetime achievement award.)
이번 ‘올해의 독재자’ 후보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미얀마 군정 지도자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 등도 포함됐습니다.
단체는 이번 투표에 대해 “매년 연말 인덱스 온 센서십은 지난 12개월 동안 표현의 자유를 억압당해 언론에 소개된 인권 운동가와 반체제 인사, 예술가, 언론인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자 캠페인을 진행해 왔다”며 “우리는 반대자들을 침묵시키는 독재자에도 초점을 맞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투표는 “지난 12개월 동안 다른 폭군들보다 더 많은 일(탄압)을 한 전세계 12명의 지도자들에 집중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투표는 단체의 홈페이지를 통해 내년 1월 6일까지 진행될 예정입니다.
기자 지정은,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