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군 당국이 비무장지대 내 감시초소가 북한 측 총탄에 맞은 사건과 관련해 전통문을 보내 강력히 항의한 데 이어 유엔군사령부는 현장에 특별조사팀을 파견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3일 아침 북한 군이 발사한 총탄에 맞은 강원도 비무장지대(DMZ) 내 한국 군 감시초소(GP).
한국 군은 이번 사건 직후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남측 수석대표 명의로 대북 전통문을 보내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했고 아직 북한 측 회신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최현수 한국 국방부 대변인: 현 상황의 심각함에 대해 우려를 했고, 입장도 표명해달라고 했으며 이 같은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점도 촉구했습니다.
한국 군은 이번 사건을 지난해 11월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창린도에서 이뤄진 해안포 사격에 이은 두 번째 9·19 남북 군사합의 위반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유엔군사령부는 현장에 특별조사팀을 파견했습니다.
유엔군사령부 측은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조사팀을 파견해 현장을 조사 중이라며 이를 통해 북한 측의 정전협정 위반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초소가 북측에서 날아온 총탄에 맞았을 당시의 정황과 한국 군의 대응 사격 현황 등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 3일 아침 7시쯤 강원도 비무장지대 내 한국 군 감시초소 외벽에 북측에서 발사된 총탄 4발이 날아와 맞았고, 당시 초소 근무자가 총성을 듣고 주변을 확인한 결과 4발의 탄흔과 탄두 등이 발견됐습니다.
이번에 발견된 총탄은 14.5mm로 알려진 가운데, 한국의 연합뉴스는 한국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들이 4일 국회를 방문해 북한 군이 한국 군 초소 공격에 한 번에 3~4발씩 연발되는 기관총 종류를 사용했고 이에 한국 군이 10여발씩 2차례, 모두 20여발로 대응했다는 내용을 보고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현재까지 북한 군의 추가 동향은 없으며, 한국 군이 사건 발생 직후 현장 지휘관의 지휘에 따라 대응했고 이는 북한의 총격과 거의 시차가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준락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한국 군은 해당 초소(GP)장을 포함한 현장 지휘관 차원에서 총성과 초소 외벽에 있는 탄흔 확인 후에 즉각 적절한 대응조치를 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총성이 들렸을 당시의 시간대가 북한 측 초소 근무 교대 시간이었던 점과 현장에 짙은 안개가 끼어있던 점, 초소 인근에서 일상적인 영농 활동이 이뤄지고 있었던 점 등으로 미뤄 우발적인 사건이라는 것이 한국 군 당국의 판단입니다.
한국 내 일각에서는 북한의 의도적 도발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이인배 협력안보연구원장은 이번 초소 피탄 사건과 관련해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거취를 놓고 한국 내에서 제기된 다양한 분석에 대해 북한 측이 항의의 뜻으로 사격을 통해 경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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