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부, 북 지원혐의 ‘토네이도 캐시’ 창업자 무죄주장 일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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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미국 법무부는 북한이 탈취한 암호화폐의 자금세탁을 도운 혐의로 지난해 기소된 믹서 '토네이도 캐시' 창업자의 무죄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해킹 조직의 암호화폐 세탁에 사용된 믹서 회사 ‘토네이도 캐시’의 설립자 로만 스톰은 지난 4월 5일자로 뉴욕남부 연방법원에 제출한 ‘기각 신청’을 통해 미 당국이 스톰에게 씌운 기소 혐의 중 일부 혐의에 대한 기각 판결을 요청했습니다.

‘믹서’란 암호화폐를 쪼개고 섞어서 누가 송금했는지 알 수 없도록 만드는 기술로, 이 과정을 반복하면 자금 추적 및 사용처, 현금화 여부 등의 암호화폐 거래 추적을 어렵게 해 자금세탁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스톰 측 변호사는 단순 코드 개발 작업이었을 뿐 자금세탁을 지원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기소 기각 신청을 한 것인데요.

법무부는 26일 피고 측의 주장을 일축하며, 이의를 제기하는 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법무부는 문서에서 토네이도 캐시가 제공하는 서비스들이 모두 무면허 송금 서비스를 운영하는 데 기여했고, 이러한 서비스 운영은 창업자들이 관할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스톰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한 주장만으로는 기소를 기각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법무부는 토네이도 캐시가 단순히 중립적인 기술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아니라 불법 거래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습니다.

스톰은 이렇게 처리된 자금의 불법적 성격을 완전히 알고 있었으며 서비스 이용자 정보에 대해 파악하는 ‘고객알기제도(KYC · Know Your Customer)’과 같은 일반적인 금융 서비스 제공업체의 규정 준수 조치가 부족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또 스톰이 암호화폐의 불법 자금세탁에 대한 수수료로 벌어들인 암호화폐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새 전자지갑으로 이체한 정황 등을 언급하며, 향후 법원에서 그가 불법 활동에 가담한 여러 증거들을 제시할 것이라고 문서는 덧붙였습니다.

토네이도 캐시 설립자인 스톰은 공동 설립자 로만 세메노프와 함께 지난해 8월 미 정부로부터 자금세탁과 제재 위반 공모, 무허가 송금 사업 운영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바 있습니다.

특히 토네이도 캐시는 북한의 해킹조직 ‘라자루스’ 등이 탈취한 10억 달러 이상의 암호화폐에 대한 자금 세탁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스톰은 지난 8월 워싱턴주에서 체포된 후 보석금으로 풀려났고, 세메노프는 러시아에 머물고 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