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반도 문제를 50년 간 취재해온 도널드 커크 전 뉴욕타임스 기자는 북한 군부가 김정은 정권에 대항해 봉기를 일으킬 수 있는 반항세력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커크 전 기자는 지난 6일 미 정치전문매체인 더힐에 기고한 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통치에 러시아 민간용병회사인 바그너 그룹의 예브고니 프리고진 수장이 반란을 일으킨 것은 김정은 북한 총비서에겐 악몽같은 소식이었을 것이라는 분석했습니다.
그는 김정은 총비서의 최대 두려움은 이 소식을 접한 자신의 비밀의 적(secret enemies)들이 프리고진처럼 자신을 향해 반란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반항세력들(restive forces)이 1945년 김일성이 러시아에 의해 북한 지도자로 세워진 이후 북한 역사상 없었던 러시아 중앙정권에 대한 반란을 보면서 자극을 받아 더 이상 참지 못하곘다며 봉기하는 것을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한다고 그는 밝혔습니다.
커크 전 기자는 10일 기고글에서 언급한 김정은 정권의 비밀의 적 혹은 반항세력이 누구냐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군부 등 북한 고위층에 있는 불만 세력들이라고 답했습니다.

커크 전 기자: 저는 북한 군부 혹은 외무성 내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북한 고위 외교관들이 탈북했습니다. 북한에는 120만명의 북한 군대가 있습니다. 이들은 식량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데 일반 주민보다는 낫다고 하지만 영양실조 혹은배고픔 속에 있습니다. 그들의 무기 일부는 아주 구식이고 강압적인 장교들 밑에서 오랫동안 군복무를 해야 상황에 실망하고 있습니다. 이런 군부의 불만이 크다고 봅니다.
그는 이들이 갖고 있는 불만의 주된 원인은 배고픔, 가난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커크 전 기자: 이는 1990년대 최고조였습니다. 당시 2백만명의 북한 주민이 이때문에 죽은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2-3년 동안 북한에서 가난과 배고픔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 총비서는 미사일과 핵개발에 대한 투자를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조만간 7차 핵실험도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핵과 미사일 개발은 북한 경제에 엄청나게 큰 부담입니다. 이는 가난과 배고픔을 가중시키고 있는 겁니다.
커크 전 기자는 러시아에서 중앙권력에 대항하는 무장반란이 있었다는 것은 김정은 정권에겐 심각한 문제라며 비록 이 반란이 흐지부지됐어도 그런 시도 자체가 북한 정권에게는 절대로 용납되지 않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런 까닭에 북한 당국은 바그너 그룹 반란 소식이 북한 주민들에게 전해지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커크 전 기자 :북한 관영 매체는 바그너 그룹 반란 뉴스를 다루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반란이 끝나고 러시아가 반란군을 통제하고 있다는 뉴스는 북한 주민들에게 전했습니다. 과거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초에 구소련 반대하는 시위가 한창일 때 북한에서는 이 소식이 전해지지 않았습니다. 한참 뒤에 모스크바에 다른 정권이 들어섰다고만 전했습니다. 또 동유럽과 중앙아시아에서 다른 정권이 들어섰다는 소식이 소개됐습니다. 10년 전 아랍의 봄 때도 이를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이 소식을 들으면서 북한 정권에 반대해 혁명을 하자는 생각을 갖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한편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대북 한국어 방송이 10개나 있고 이들이 바그너 그룹 반란 소식을 전했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도 이 소식에 대해 꽤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김 대표는 북한주민들이 오랫동안 지속된 세습 독재정권, 강요한당한 노예적 근성과 해방 후 민주사회 교육을 받지 못하고 낙후된 봉건체제에 익숙해져 스스로 김 씨 정권에 대항해 민주화 봉기를 일으키는 것은 아주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야전 사단 등 군부에 의해서는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대표: 북한 사회가 변할 수 있는 옵션(선택지) 중 가장 의미있는 옵션은 야전 사단이나 여단이 맘을 합쳐서 악랄한 독재 정권을 손 좀 보자고 하는 겁니다. 한 3개 사단 정도의 사단장이 뜻을 모아서 평양으로 진격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나마 현실적으로 가능한 옵션입니다. 전혀 불가능하지 않다고 봅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