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해커들이 캄보디아 즉 캄보쟈 소재 결제회사의 전자 지갑을 자금 세탁의 도구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지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북한 해킹 조직인 라자루스가 15만 달러 상당의 자금을 세탁하기 위해 캄보디아(캄보쟈) 프놈펜에 본사를 둔 결제 회사 ‘후이오네 페이’의 전자 지갑으로 암호화폐를 송금한 사실이 블록체인 데이터에 의해 드러났다고 로이터 통신이 15일 보도했습니다.
라자루스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2월 사이에 이 자금을 후이오네 페이 전자 지갑으로 송금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후이오네 페이의 이사회는 성명을 통해 “회사가 라자루스로부터 간접적으로 자금을 받았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자금을 송금한 전자 지갑은 후이오네 관할이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하지만 블록체인 분석 도구를 사용하면 회사는 고위험 지갑을 식별해 낼 수 있으며 해당 지갑과의 상호 작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게 암호화폐 보안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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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이오네 페이는 자신들은 자금이 판매되는 것에 대한 책임이 없는 중립적인 플랫폼이라고 주장해왔습니다.
이 기업은 2021년에 부동산과 자동차를 포함한 합법적인 상품의 시장으로 설립됐지만 오늘날 제공되는 대부분의 상품과 서비스는 사이버 사기 운영자를 겨냥한 거래소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영국의 블록체인 데이터 기업 엘립틱(Elliptic)은 지난 10일 보고서를 통해, “후이오네 그룹은 계열사인 후이오네 페이 운영을 통해 사이버 사기를 조장할 뿐만 아니라 사기를 통해 번 수익금 세탁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엘립틱은 또 캄보디아 총리인 훈 마넷의 사촌인 훈 토가 후이오네의 이사라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그는 호주경찰에 의해 헤로인 밀매 및 자금 세탁 혐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중국 조직 범죄 및 사기 조직과 관련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캄보디아 국립은행(NBC)은 현재 암호화폐와 디지털 자산 거래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2018년 당시 캄보디아 당국은 성명을 통해 “암호화폐의 변동성, 사이버 범죄, 자금 세탁 및 테러 자금 조달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기술의 익명성으로 인한 투자 손실을 피하기 위해” 이같은 조치를 내리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성명에는 "관할 당국의 허가 없이 암호화폐를 전파, 유통, 매수, 매도, 거래 및 결제하는 것은 불법 활동임을 명확히 밝힌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암호화폐 분석 및 포렌식 조사 분야 전문가인 톰 로빈슨 엘립틱 창립자는 후이오네에 관한 보고서를 통해 “후이오네 페이가 처음부터 불법 자금 세탁의 장소로 설립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온라인 사기꾼들이 주로 이용하는 거래소가 된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 웹편집 한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