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올해 탈취 암호화폐 13억 달러…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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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올해 역대 최대인 13억 달러 이상의 암호화폐를 탈취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전 세계 암호화폐 해킹 사건의 61%에 달하는 금액으로, 북한 해커들의 활동이 이전보다 더욱 정교하고 대담해졌음을 시사합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암호화폐 등 가상자산을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미국 민간기업 '체인널리시스'(Chainalysis)가 19일 발표한 '2025 가상자산 범죄 보고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해커들이 탈취한 암호화폐 액수는 2023년 6억 6천50만 달러에서 2024년 13억 4천만 달러로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이는 2022년 북한 해커들이 탈취한 11억 달러를 뛰어는 넘는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또한 올해 전 세계 암호화폐 해킹 사건으로 도난당한 자금 22억 달러의 61%에 달하는 금액입니다.

북한 해커들이 저지른 암호화폐 탈취 사건 역시 2023년 20건에서 올해 47건으로 2배 이상 늘었습니다. 이는 올해 전체 암호화폐 탈취 사건 303건의 20%에 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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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가상화폐 해킹 그래픽. /연합

올해 북한과 관련된 해킹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사건으로는 지난 5월 일본의 암호화폐 거래소인 DMM비트코인에서 3억 5백만 달러를 도난당한 사건이 꼽혔습니다.

체인널리시스는 북한 해커들이 고급 악성코드와 정교한 암호화폐 탈취 수법으로 악명높다며, 최근에는 북한의 정보기술(IT) 인력들이 가짜 신분과 원격 근무 기회를 악용해 암호화폐 기업에 침투해 8천8백만 달러의 수익을 챙긴 사례도 드러났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미국 법무부는 이와 관련한 북한 국적자 14명을 기소한 바 있습니다.

체인널리시스는 특히 5천만 달러에서 1억 달러 사이의 대규모 공격과 1억 달러 이상을 탈취한 북한의 암호화폐 해킹 공격이 올해 더욱 빈번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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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올해 7월 이후 해킹 공격이 감소했는데, 이는 북러 협력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2024년 6월 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에서 상호 방위 조약에 서명한 이후 북한 해킹 사건으로 인한 탈취 금액은 약 53.7% 감소했지만 북한이 저지르지 않은 다른 해킹 사건은 오히려 5% 증가했습니다.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군사 지원을 집중하면서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함에 따라 사이버 범죄 활동이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체인널리시스는 분석했습니다.

다만 7월 이후 북한 해커들이 탈취한 암호화폐 자금이 감소한 것이 반드시 북러 협력의 영향과 관련된 것은 아닐 수 있으며, 12월에 추가 공격이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체인널리시스는 암호화폐 해킹 공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공공∙민간이 사전에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가상자산 기업에 위장 취업해 정보와 자금을 훔치는 경우에 대비해 철저한 신원확인을 포함해 기업의 채용 과정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올해 전 세계에서 암호화폐 해킹으로 도난당한 자금은 22억 달러로 전년 대비 21.7% 증가했습니다.

올해 해킹 건수도 지난해(282건)보다 늘어난 303건을 기록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