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군, 우크라이나전 땅굴 건설에 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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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북한 병력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견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 군인들이 우크라이나 공격을 위한 러시아의 땅굴 건설에 동원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북러회담을 계기로 양국 간 군사적 협력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북한이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에 새로운 지하 전선을 개설하기 위한 수천 명의 병력을 러시아에 파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2일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분석가 알렉세이 쿠쉬는 “북한 당국이 돈바스 지역의 복구 작업을 위해 파견하는 공병들이 실제 새로운 지하 터널, 즉 땅굴 굴착 작업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쿠쉬는 “다양한 소식통에 따르면 5개 북한 공병 여단이 돈바스에 도착할 가능성이 있다”며 “실제 그렇다면 1만 5천명 이상의 규모가 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러시아가 이미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지역의 아우디이우크와 토레츠크 인근에서 성공적으로 땅굴 작전을 펼쳤다고 밝혔습니다.

아우디이우크 지역엔 이미 땅굴이 존재했지만 2마일 규모의 토레츠크 지역 땅굴은 우크라이나 전쟁 중 신설됐다는 설명입니다.

러시아 국방부 역시 지난달 30일 사회관계망서비스인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적진 뒤편으로 들어가 공격을 개시하기 위해 터널을 판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도네츠크 지역에 배치된 러시아 공격 부대가 지하 터널을 이용해 피브니히네 외곽에 있는 우크라이나군의 주요 거점을 점령했다고 밝혔습니다.

쿠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교착상태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새로운 땅굴 건설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땅굴을 이용한 지하전은 러시아가 드론과 포병으로부터의 공격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신전략이라는 설명입니다.

쿠쉬는 6.25 한국전쟁 당시 북한이 남북 사이 건설한 땅굴을 언급하면서 북한군은 어느 나라보다 터널 건설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은 1971년 김일성 주석의 땅굴작전 명령에 따라 한국에 대한 기습작전을 수행할 목적으로 비무장지대 지하에 땅굴을 건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CAPS) 부대표는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군은 군사 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터널과 지하 시설을 건설하는 데 있어 틀림없이 가장 능숙한 군대”라고 평가했습니다.

맥스웰 부대표는 그러나 “터널 건설이 매우 자원 집약적이고 시간 소모적으로 군사적 효과가 달성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습니다.

미 연구기관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 연구원 역시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과거 북한 군이 수십년 동안 단단한 화강암으로 된 비무장 지대에 땅굴을 건설한 점을 거론하며, 이미 북한이 일부 땅굴 기술자를 러시아에 파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베넷 연구원은 러시아가 단기간 내 땅굴을 건설하기 위해 대규모 북한군이 동원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베넷 연구원: 러시아는 터널을 신속히, 또 확실히 제대로 만들길 원합니다. 이 활동을 위해 수많은 북한 군사를 러시아에 파견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베넷 연구원은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이 대치하는 최전선에서 적의 후방으로 잠입해 공격하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하는 가장 효율적인 전술이 될것이라며, 러시아에 땅굴 작전은 현재 가장 흥미로운 대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는 북한군의 우크라이나전 파병과 관련해 확인된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미 국방부의 사브리나 싱 부대변인은 1일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무기 지원이 확인된 것 외에 군대 파견에 대해선 확인된 것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2일 한국 국가정보원은 최근 북러정상회담 결과에 따른 새 군사동맹 조약에 따라 북한이 우크라이나에 파병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한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