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실린 “김정은과 만날 준비돼 있다”…전문가 “가능성 희박”

올가 마케바(오른쪽) 러시아 주재 도네츠크인민공화국 대사는 최근(7월29일) 신홍철 러시아 주재 북한 대사와 실무회담을 진행하고 "데니스 푸실린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정부 수장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 만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올가 마케바(오른쪽) 러시아 주재 도네츠크인민공화국 대사는 최근(7월29일) 신홍철 러시아 주재 북한 대사와 실무회담을 진행하고 "데니스 푸실린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정부 수장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 만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주재 도네츠크인민공화국 텔레그램 채널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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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데니스 푸실린(Denis Pushilin)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정부 수장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 만날 준비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푸실린 수장이 북한과 돈바스 지역 재건을 추진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가운데 두 수장이 직접 만나 협력방안에 합의할 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 주재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대사관은 최근(7월29일) 인터넷 의사소통 프로그램인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신홍철 러시아 주재 북한 대사와 실무회담을 진행하고 양국의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열린 이번 실무회담에서 올가 마케바 도네츠크인민공화국 대사는 신홍철 대사에게 “데니스 푸실린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수장이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총비서를 만날 준비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마케바 대사는 푸실린 수장의 방북 의사를 담은 문서(note)를 신홍철 북 대사에 전달했습니다.

푸실린 수장은 최근(7월21일) 러시아 국영TV ‘러시아24’와 인터뷰에서 북한과 돈바스 지역 재건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북한 노동자의 해외 노동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위반입니다.

유엔 안보리가 2017년 채택한 대북 결의 2397호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자금원을 차단하기 위해 회원국들이 자국 내 북한 노동자를 2019년 12월22일까지 북한으로 돌려보내도록 했습니다.

미 국무부도 최근(7월2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통제 지역을 포함하여 해외로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날 실무회담에서 양측은 공업과 농업, 건설, 무역, 의료, 교육, 문화 등 국가 경제의 모든 부문을 대상으로 추가 협력 가능성에 대해 실질적인 논의를 진행했습니다.

러시아 주재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대사관 측에 따르면 신홍철 대사도 도네츠크인민공화국에 전폭적인 지원을 제공할 용의가 있음을 표명했습니다.

신 대사는 “북한 내 코로나 제한이 해제되고 국경이 개방되면 무역과 경제, 노동 분야에서 북한과의 관계가 큰 잠재력을 갖게 될 것”이라며 “북한은 국경개방 이후 즉시 협력사업이 시행될 수 있도록 이를 검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북한과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의 긴밀한 협력과 국가간 관계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양측이 더욱 노력하자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달 13일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의 친러시아 성향 분리주의자들이 선포한 도네츠크와 루산스크인민공화국을 승인하고 외교관계를 수립했습니다.

미 전문가들은 북한이 코로나 상황을 우려해 국경을 봉쇄한 상황에서 김정은 총비서와 푸실린 수장의 만남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습니다.

미국 랜드연구소(RAND Corporation)의 수 김 정책 분석관은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정은 총비서가 코로나 바이러스 상황에서 자신의 건강을 걸고 푸실린을 만날 지에 대해 약간 회의적”이라며 이러한 만남은 “김정은 총비서가 별다른 노력없이 쉽게 달성할 수 있는 일로 그 혜택이 김 총비서에게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Also, this is a low-hanging fruit for Kim Jong Un, which means that the benefits may not be hugely significant for Kim. If this is the case, would Kim be willing to risk his own health to meet with Pushilin?)

한편 마라트 쿠스눌린(Marat Khusnullin) 러시아 부총리는 1일 러시아 언론(RBC TV)와 인터뷰에서 북한 노동자들의 높은 생산성을 언급하며 자국 건설업을 위해 그들을 유치할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쿠스눌린 부총리는 “팬데믹(코로나) 동안 이민 노동자 중 일부가 러시아 건설 노동시장을 떠나서 현재 노동자를 유치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라면서 “북한 노동자 1명이 같은 전문 분야의 러시아 노동자 2명을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노동 시장은 매우 흥미롭고 좋은 노동자들이 있지만 매우 폐쇄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기자 조진우,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