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원수님 가정 따라 배우기’ 운동

0:00 / 0:00

앵커 ; 요즘 북한에서 원수님(김정은)의 가정을 따라 배우기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녀들을 당의 방침과 노선에 무조건 따르는 충신으로 키우라는 중앙의 지시에 주민들의 반응은 냉담하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7일 “요즘 당에서 신세대에 대한 교육문제를 특별히 강조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가정들에서 구시대적 교육방식에서 벗어나 ‘원수님의 가정을 따라 배워야 한다’고 선전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김일성, 김정일, 김정숙 등 김 씨 일가를 따라 배우자는 운동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한 가정을 콕 짚어 따라 배우자는 운동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최근 원수님(김정은)의 딸이 텔레비죤에 등장한 후 당에서 ‘원수님의 가정 따라 배우기 운동’을 전사회적 운동으로 확산시키고 있다”면서 “중앙에서 도당위원회에 하달한 내용이 지역 주민들의 강연회에서 전달되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하지만 주민들은 ‘원수님의 가정을 따라 배우라’는 지시는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면서 “아버지의 얼굴을 만지며 재롱을 떠는 김정은의 딸(김주애)의 행복한 모습처럼 가정을 꾸려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주민들은 누군들 제 자식 귀한 줄 몰라 겨울에 땔나무를 해오라고 산에 보내고 물통을 들려 길거리로 내몰겠느냐”면서 “부모가 자식을 마음껏 먹이고 잘 입힐 수 있다면 그런 행복은 저절로 찾아오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쌀독에서 인심이 난다’는 옛말처럼 요즘 식량난이 악화되면서 가정불화가 더 늘었다”면서 “남편이 안해(아내)를 때리고 부모가 자식을 가혹하게 벌하는 등 노인학대도 다 먹을 것이 부족한데서 빚어진 현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같은 날 “요즘 당에서 ‘원수님의 가정을 따라 배우라’는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행사장마다 아버지 김정은을 따라다니며 행복해하는 김주애의 모습이 본받아야 할 가정의 표본으로 제시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회의에서는 요즘 부모가 자식을 마구 때리고 가두며 처벌하는 것은 낡아빠진 구시대적 교육방법이라고 지적했다”면서 “부부간의 폭력에 의한 가정불화도 아이들의 성장발육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비판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당에서는 자라나는 새 세대들에게 부모교육을 잘 하여 나라의 기둥, 혁명의 충신으로 키우라고 하지만 꿈같은 얘기”라면서 “사람이 기본적으로 먹고 사는 것부터 해결되어야 부모의 도리나 자식교양도 할 것이 아니냐”고 반박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대부분의 주민들이 항시 굶주리는데다 학교에서 내라는 것도 많고 인민반에서 제기되는 사회적 과제도 많아 예민해 있다”면서 “기름진 음식과 안락한 생활이 보장되면 당에서 ‘원수님의 가정을 따라 배우라’고 하지 않아도 자녀교육도 잘 되고 가정에 행복의 웃음꽃이 만발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현지 소식통들은 요즘 부모를 잃거나 부모의 학대를 견디지 못해 가출한 어린 꽃제비들이 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당에서 주민들에게 가정에서 부모의 역할을 강조하며 ‘원수님의 가정을 따라 배우자’는 운동을 벌이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