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당국이 관영언론을 통해 한국의 제20대 대통령 선거결과를 보도한 가운데일부 주민들은 북한에서도 민주적인 선거로 지도자를 선출하는 날이 오길 희망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11일“오늘 노동신문에 제20대 남조선 대통령의 선거결과가 보도되었다”면서“보수야당 후보인 윤석열이 근소한 차이로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는 사실에 상당수 주민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남조선 대통령 선거결과 소식은 노동신문에서 국제소식과 남조선 소식을 보도하는 6면 기사를 통해 전해졌다”면서“남조선선거결과 소식을 접한 일부 주민들은 무관심했으나 일부 주민들은 최고지도자를 주민 직접 선거로 뽑는 남조선의 민주제도에 부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많은주민들은‘우리가 남조선에서 대통령이 누가 되든 무슨 상관이냐’고 말하고 있다”면서“사실상 당장 내일 먹을 식량을 해결해야 하는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남조선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나 “일부 지식층이나 간부들은 노동신문에 게재된 남조선 대통령 선거결과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특히 무역기관이나간부로 일하다 퇴직한 연로한 주민들은 배포된 노동신문 6면을 관심있게 읽으며 남조선 선거결과에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남조선의 20번째 대통령선거결과를 확인한 간부출신 연로자들이나 대학생들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면서“우리나라에도 선거라는 게 있긴 하지만 당이 정한 유일 후보에게 무조건 찬성투표해야 하는데다 최고지도자를 인민의 손으로 직접 뽑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같은 날 “오늘(11일) 노동신문에‘남조선에서 3월 9일 진행된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보수야당인 국민의 힘 후보 윤석열이 근소한 차이로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는 소식이 실렸다”면서“이 소식을 접한 일부 주민들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에서는 그동안 남조선의 민주적인 자유선거제도가 주민들에 알려지는 것을 꺼리며 보수정당 후보가 당선되면 당선인 이름도 거론하지 않거나 뒤늦게 보도했기 때문에 오늘 노동신문의남조선의 대통령 선거결과 보도 자체를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라며 “하지만 먹고 살기에도 바쁜 대부분의 주민들은 남조선 선거결과에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국외정세, 특히 남조선의 정세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간부 출신 연로자들이나 현직 간부, 지식층, 일부 대학생, 탈북자 가족들인데 이들은 이미 남조선에서는 최고지도자부터 대의원(국회의원)들을 모두 인민의 직접 선거로 뽑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면서 “남조선 대통령선거 결과를 알게 된 이들은 남조선의 보수야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상 앞으로 북남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해서도 궁금해 하는 표정이 역력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북한은 박근혜 전 한국 대통령이 당선됐던 2012년 제18대 대선 때는 박 전 대통령의 이름조차 거론하지 않은 채 보도했고, 2007년 제17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당선 시에는 무려 일주일 동안 선거 결과를 전하지 않았습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