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선언, 북 비핵화 추동력 안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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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전 종전선언이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하는 데 '모멘텀', 즉 추동력이 될 수 있다는 한국 정부 측 주장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미국 뿐 아니라 북한도 현 시점에서 종전선언에 관심이 없기 때문이란 설명입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4일 한국 국회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종전선언은 비핵화와 평화체제로 가는 길목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모멘텀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 실장은 이날 '종전선언이 북한의 비핵화를 이끄는 동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한 의원의 질의에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이지만, 여러 나라 정상이 모여 종전선언을 논의하는 상황 속에서 평화협정에 대한 논의나 비핵화에 대한 논의가 당연히 병행될 것"이라며 이같이 답했습니다

관련 당사국들이 먼저 종전선언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면 비핵화와 평화협정에 대한 논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정책 조정관은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현재 종전선언에 유일하게 관심이 있는 사람은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 밖에 없어 종전선언이 비핵화를 이끄는 모멘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종전선언에 별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상징에 불과한 이 선언이 별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한반도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 아닙니다.

그는 미국의 경우 종전선언을 미북 간 연락사무소 설치와 같이 북한과의 협상에서 북한의 핵시설 및 핵무기 신고, 핵사찰 허가 등에 대한 대가로 제시하는 포괄적 거래 중 일부로만 지지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국방장관실 선임보좌관을 지낸 프랭크 엄 미국평화연구소(USIP) 선임연구원은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종전선언이 포괄적 거래의 일부로 제시되고 그 거래에 대북제재완화, 안전보장 등의 미국 측 양보가 없으면 종전선언 제안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엄 연구원은 이어 미국 조야에서는 대부분 종전선언을 평화조약과 같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한 상황에서 북한과 평화조약을 체결하는 것은 시기상조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내 많은 사람들은 종전선언을 하면 주한미군 철수 주장이나 한미군사동맹이 필요 없다는 주장이 대두될 것을 우려해 종전선언을 반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는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일방적인 종전선언은 북한 측에 주한미군 존재와 한미 간 군사동맹을 문제삼는 구실로 사용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한반도 평화는 종전선언만으로 오는 것이 아니라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 등 북한의 위협을 제거할 때 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달 21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세계 평화와 안정, 북한 주민에게 중요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계속 믿고 있다며 북한과의 협상 테이블에 돌아가 진지한 논의를 (다시) 시작하길 희망하고 이는 결국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말한 종전선언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북핵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일방적으로 종전선언을 하기보다 폼페이오 장관의 말처럼 비핵화, 종전선언 등 모든 문제를 논의하는 회담을 재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제시카 리 '퀸시연구소' 동아시아프로그램 선임연구원은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로 칸나 하원의원(민주, 캘리포니아)이 발의한 '한국전쟁 종전 촉구 결의안(H.Res.152)'에 공화당 의원으로는 처음으로 앤디 빅스(Andy Biggs)(아리조나) 의원이 지지 의사를 밝히는 등 현재 50여명의 하원의원들이 이 결의안을 지지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