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핵협상의 실무를 맡고 있는 미국 국무부 당국자가 한국전 종전을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peace regime)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무부 대북특별 부대표를 맡고 있는 알렉스 웡(Alex Wong) 북한 담당 부차관보는 5일 미국 민간 연구기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행사 개회사를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함께 미북 실무협상에 참석해온 웡 부차관보는 특히 싱가포르 1차 미북 정상회담 이후 주요 후속 업무를 맡아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비건 특별대표의 국무부 부장관 임명설이 불거지면서 웡 부차관보가 미북협상에 대한 일상적인 실무를 총괄할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웡 부차관보는 이날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 문제는 싱가포르 회담에서 양국 지도자가 서명한 합의문의 주요 의제라며 한국전 종전을 강조했습니다.
웡 부차관보 :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개념은 매우 강력합니다. 70년간 이어진 정전상태는 영원할 수 없고, 그래서도 안됩니다.
1차 미북 정상회담 이후 발표한 합의문의 4개 조항 중에는 ‘미국과 북한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를 한반도 내에서 구축하기 위한 노력에 협력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웡 부차관보는 한반도 평화체제가 광범위한 사안들을 포함하는 복잡한 문제이지만 싱가포르 회담에서 말한 바와 같이 북한에 더 밝은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날 연설에 앞서 CSIS에서 북한 전문가들과 다양한 주제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나눴다며, 미북협상에 매우 중요한 의견들이었다고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웡 부차관보는 북한과 현재 대화중이냐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문에는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뒤이어 열린 전문가 토론회에서는 실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미국과 한국 정부의 역할과 북한의 요구 조건 등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한국의 조성렬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한국 정부가 현재 북한이 비난하는 한미연합 군사훈련과 첨단군사무기 구매를 중단하거나 한국 안보를 위해 기존 계획대로 이를 진행하는 두 가지를 놓고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조 전 수석연구위원은 한미연합 군사훈련과 무기 구매를 중단하고 남북대화로 돌아가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은 해법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성렬 전 수석연구위원 : 한미군사훈련 중단과 첨단무기 도입의 중지가 반드시 한반도 비핵화로 이어질지에 대한 확신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민간연구기관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David Maxwell) 선임연구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원하는 체제보장은 결국 한미동맹의 와해를 불러올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그는 북한은 미국의 적대정책 청산과 북한의 체제안전 보장을 위해 한미연합 군사훈련 중단은 물론 한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 제거, 북한 정권 주도하의 한반도 통일까지 원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