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국무부는 한국전 종전선언과 관련해 달라진 입장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종전선언 시기와 관련해 한미 양측이 여전히 이견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보도에 이상민 기자입니다.
최근 미국과 한국 정부가 종전선언 추진을 놓고 상당히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고 양국 정부가 종전선언 초안을 작성해 늦어도 내년 초에는 공동으로 북한에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22일 이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요청에 한국 측 입장은 한국 정부에 문의하라고 답했습니다. (I refer you to the ROK on their comments.)
그러면서 "우리의 입장은 달라진 것이 없고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를 달성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Our position has not changed, the United States remains committed to achieving lasting peace on the Korean Peninsula through dialogue and diplomacy with the DPRK.)
이와 관련해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정책조정관은 2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국과 한국 외교관들이 종전선언 초안을 함께 작성 중인 것으로 들었다면서 그러나 이 종전선언문을 언제 실제로 제안할 지에 대해선 양측 간 여전히 합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 한국 문재인 정부는 이 선언문이 나오면 미북 및 남북대화가 재개되도록 김정은 북한 총비서를 설득할 수 있다고 믿고 있지만 미국 외교관들은 이에 대해 매우 회의적입니다.
북한이 이미 종전선언에 대해 의미없는 종이에 불과하다며 관심dl 없다고 밝혔고, 미국은 종전선언을 협상시작을 위한 수단이 아닌 협상 시작 후 북한의 핵활동을 제한하는 조치를 비롯, 여러 조치들을 포함한 패키지 즉 일괄논의 중 일부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이런 점에서 국무부 대변인이 종전선언과 관련해 입장이 달라진 것이 없다고 답한 것은 한미 간에 종전선언문을 언제 제안(issue)할지를 두고 합의가 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달 26일 "종전 선언 순서와 시기, 또 조건 등에서 (한국 측과) 다소 시각차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로버트 아인혼 전 미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별보좌관도 2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북핵문제 진전을 위한 패키지딜, 즉 일괄 협상책의 일부로 종전선언을 활용하는 것은 지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종전선언만을 따로떼서 그것만을 갖고 북한과 협상하는 것은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일방적인 제스쳐(unilateral gesture), 즉 외교적 제안이 북한을 회담장으로 이끌어낼 것이라는 데 회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수잔 손튼 전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대행은 2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종전선언은 북한이 동의하면 유용하다고 보지만 회담 재개를 위해 종전선언을 추구한다(chasing)는 것에는 회의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미국 정부 사정에 밝은 한 미 민간연구소 소식통은 2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국은 종전선언문에 관심이 없다면서 단지 동맹국 한국에 대한 예우차원에서 정중히 듣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로버트 갈루치 전 미 국무부 북핵특사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종전선언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정확한 입장은 모르겠지만 그것이 회담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라면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한국 동아일보는 22일 복수의 한국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한미 간 종전선언 문안이 90% 정도 조율됐다면서 "종전선언이 현 정전협정 체체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정전 체제가 주한미군 주둔 및 유엔군사령부 지위 등 한미동맹 핵심 현안과 직결되는 만큼 종전선언이 정전체제 자체를 흔들지 않는다고 명시하겠다는 것이라고 이 매체는 분석했습니다.
기자 이상민,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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