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의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주한미군 철수 명령을 내린 적은 없지만 전 세계 주둔 미군을 최적으로 배치하는 조정 작업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에스퍼 장관은 21일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주최한 화상회의에서 미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전략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주한미군 감축과 관련된 언론보도에 대한 질문에 자신은 주한미군 철수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에스퍼 국방장관: 우리는 한반도에서 (주한)미군을 철수하라는 명령을 내린 적이 없습니다. (We have issued no orders to withdraw forces in the Korean Peninsula.)
앞서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17일 미군 관리들을 인용해 미국 국방부가 백악관에 주한미군의 감축 방안(option)을 제시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 합동참모본부가 전 세계의 미군을 어떻게 재배치하고 잠재적으로 주둔 규모를 축소할 것인지에 대한 광범위한 재검토의 일환으로 주한미군의 구조를 재검토했다면서 이같이 전했습니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주한미군 철수 명령을 내리지 않았지만 국가방어전략(NDS) 수행 뿐 아니라 지역 임무를 수행하는 데 미군이 최적으로 배치되어있는 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전구(戰區·theater)에서 미군의 최적화 상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모든 사령부에서 조정을 계속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역동적 병력 활용'(dynamic force employment) 개념 이행과 미군의 순환배치 강화 등은 미국이 전 세계 도전에 대응하는 데 더 큰 전략적 유연성을 준다고 밝혔습니다.
'역동적 병력 활용'은 2018년 미국의 국방전략에서 비롯된 것으로 미국의 잠재적 적들이 전략폭격기 등 미국의 병력이 어디 혹은 언제 배치될 것인지 예측할 수 없도록 하는 전략입니다.
최근 미국의 B-52 전략폭격기를 괌에서 미 본토로 배치한 것이 대표적인 '역동적 병력 활용'의 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조너선 호프먼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방부 청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주한미군 배치와 관련된 에스퍼 장관의 발언은 한 지역에 오랫동안 미군이 주둔하는 것이 미 의회와 대통령이 미군에 부여한 임무를 수행하는 데 적합한 것인지 검토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습니다.
호프먼 대변인은 에스퍼 장관의 미군 순환배치 강조는 미군이 한 지역에 오랫동안 머물기보다 더 많은 지역에 배치되어 훈련받도록 하는 것으로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예측불가능성을 증가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군사전문가인 랜드연구소의 부르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 국방부는 전 세계 미군 배치 최적화를 위해 순환배치 등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순환배치를 하면 동맹국 등 군대와 긴밀한 관계를 쌓을 수 있는 시간 등이 부족해지고 동맹국들이 미국의 방어의지를 의심하게 만드는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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