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핵위협 억제에 미국의 전술핵을 한반도 재배치하는 것보다 '해상발사 순항핵미사일'(SLCM-N)을 배치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미 확장억제협의체인 핵협의그룹(NCG) 미국 측 대표를 역임한 비핀 나랑 전 미 국방부 우주정책차관보 대행.
핵전략전문가인 나랑 전 대행은 14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 안보회의'에서 '핵 다극체제(Nuclear Multipolarity)'라는 주제의 토론회에 참석했습니다.
그는 회의에서 북한의 핵위협에 대응해 한국을 안심시키고 한국이 자체 핵무기를 보유하려는 관심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미국의 전술핵무기인 B61을 한반도에 재배치하자는 주장이 효과적인 억제력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잠수함 발사 SLCM-N, 보이지 않아 억제 효과적
B61은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유일한 전술핵무기입니다. 미국은 현재 200기의 B61를 보유하고 있는데 절반은 유럽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B61은 공중 투하용으로 F-16, F-35 등의 전투기에 탑재할 수 있습니다.
나랑 전 대행은 유럽의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에 사용했던 방식을 인도ˑ태평양 지역에 그대로 적용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유럽과 한반도를 포함한 인도ˑ태평양 지역은 '지리(geography)'면에 매우 다르다고 지적했습니다.
[나랑 전 대행] B61을 한반도라는 작은 지역에 배치하면 매우 취약해집니다. 핵을 보유한 북한과의 충돌 상황에서 B61은 가장 먼저 공격받을 표적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그렇게 취약한 환경에 무기를 배치한다고 해서 효과적인 억제력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는 인도ˑ태평양이라는 해양 환경에 특화된 전력을 갖추는 것이 낫다며 B61 대신 '해상 발사 순항 핵미사일'(SLCM-N)을 배치하는 것이 더 나은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나랑 전 대행]의회는 인도ˑ태평양 지역을 위해 '해상발사 순항핵미사일'(SLCM-N)을 개발 및 배치하도록 법적으로 규정했습니다. 이 무기는 훨씬 더 생존 가능하고 효과적인 억제력을 제공합니다.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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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 발사 순항 핵미사일'(Sea-Launched Cruise Missile-Nuclear)은 핵탄두를 장착한 순항미사일로 미국 해군의 잠수함 혹은 수상함에서 발사될 수 있는 무기입니다.
SLCM-N은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개발 사업이 시작됐다가 핵무기에 비판적인 바이든 행정부 당시 취소될 뻔했습니다. 하지만 미 의회가 나서서 국방수권법에 개발사업을 위한 예산 편성을 하면서 사업이 진행됐습니다.
B61 전술핵을 한국에 배치하면 북한의 핵 공격에서 가장 먼저 타겟(목표물)이 될 가능성이 큰데 SCLM-N은 잠수함에서 발사가 가능해 은밀성이 높고 탐지 및 선제공격이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에 전술핵을 배치하면 국내외적으로 핵무기 확산 논란이 커질 수 있지만 SLCM-N은 해상배치이므로 정치적 부담없이 실질적인 억제력을 제공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상민 입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