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북 미사일 공격 억제에 ‘지도부 선제타격’ 능력 보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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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란이 이스라엘을 미사일로 공격한 것과 같은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은 북한 지도부를 선제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란은 지난 1일 이스라엘의 중요한 군사, 안보 목표물을 표적으로 약 180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은 이 미사일들이 대부분 요격돼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발표했습니다.

북한이 이란의 이번 미사일 공격처럼 한국을 향해 미사일 공격을 한다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 군사전문가인 마이클 오핸런 선임연구원은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란과 이스라엘 간 거리에 비해 북한과 한국은 훨씬 가깝고 한국의 영토가 이스라엘보다 크기 때문에 북한이 한국에 훨씬 더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핸런 연구원은 북한은 탄도미사일 외에 많은 방사포 포대를 갖고 있어 이를 동시에 발사한다면 방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RFA 주간 프로그램 '한반도 신무기 대백과'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의 자주국방네트워크 이일우 사무국장도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과 한국 간의 거리가 가까워 사전 탐지와 대응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 이일우 국장] 이번에 이스라엘이 만약에 사전 탐지를 못했다 하더라도 이란에서 이번에 목표가 됐던 목표물까지는 직선거리로 1,200에서 1,300km 정도 떨어져 있기 때문에 날아오는 시간 동안 10분 이상 그걸 레이더를 보면서 대응을 할 수가 있는데, 한국 같은 경우에는 종심이 워낙 짧아서 짧은 거는 한 2분에서 2분 30초 부산까지 잡더라도 6분에서 7분 정도면 타격이 되거든요. 그래서 사실은 한국은 사전에 탐지하거나 대응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요.

미국 랜드연구소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러시아 탄도미사일인 이스칸데르를 모방한 북한의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KN-23)은 미사일 방어 회피 능력이 있어 이를 요격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북한의 미사일이 고도화되어 현실적으로 미사일 전체를 요격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억제하기 위해 북한 지도부를 선제 타격해 제압할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일우 국장은 강조했습니다.


[ 이일우 국장] 지금 북한의 미사일 위협은 너무 고도화가 됐고 너무 많아졌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이것을 요격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그렇다라면 유사시에 이번에 공개했던 현무 5처럼 북한의 미사일 발사 버튼을 누르는 의사결정권자를 선제 타격해서 제압할 수 있다는 의지와 능력을 보여주면서 억제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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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한국 정부는 지난 1일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탄두 중량 8t인 세계 최대 수준의 초고위력 지대지 탄도미사일인 '현무-5' 미사일을 최초로 공개했습니다.

이 미사일을 파괴력이 워낙 강력해 '괴물 미사일'로 불리는데 최근 이스라엘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수뇌부가 숨어있던 지하 18m 벙커를 공격했을 때 사용한 폭탄보다 파괴력이 훨씬 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미사일은 지하 100m에 있는 북한 전쟁지휘시설, 지하 미사일 기지 등을 파괴하는 수단으로 개발돼, 지하 수백m까지 관통·파괴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유사시 현무-5 수십 발로 북한 전쟁지휘부 지하벙커를 파괴하고 평양을 초토화한다는 계획을 세워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정부가 이 무기를 공개한 의도는 "북한이 도발하면 평양을 초토화시키겠다"는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이란처럼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려고 하면 한국과 미국이 북한 지도부를 공격할 수 있는 정당성이 생긴다고 말했습니다.

[ 베넷 선임연구원] 만약 미국과 한국이 북한이 그런 행동을 하려는 징후를 감지한다면, 우리는 북한 지도부에 대한 선제 공격을 고려할 수도 있습니다.

그는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 지도부뿐 아니라 모든 미사일 기지 사령관도 선제공격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명령은 미국이나 한국처럼 전자 시스템이 아닌, 주로 전달자를 통해 전달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미사일 기지 사령관을 제거할 수 있다면 발사 과정이 지연되고, 킬체인, 즉 선제 제거 공격을 실행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에디터 박봉현, 웹편집 한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