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땐 북 핵무기 용인’ 보도에 트럼프 “가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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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내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고 협상에 나설 거라고 미국의 한 언론매체가 보도했습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 김정은은 나를 좋아합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4년 동안 북한과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 선거운동 중 바이든 행정부에서 비핵화 협상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을 비꼬면서 한 발언입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하고, 핵 개발을 동결한 뒤 제재 완화로 북한과 협상할 거란 보도가 나왔습니다.

13일 미국의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북정책 구상에 관여한 3명의 익명 관계자를 인용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한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협상을 하려는 의욕이 매우 높다”라면서도 “북한이 약속을 지켜야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폴리티코는 이 같은 정책은 가장 큰 배경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간 실패했던 북한과의 핵협상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중국과의 경쟁에 더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평화연구소(USIP)의 프랭크 엄(Frank Aum) 선임연구원은 13일 북한이 이 제안을 받아들일 것 같느냐는 자유아시아방송(RFA) 질문에 “받아들일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폴리티코의 보도에 대해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논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전에 논의되었던 것과 조금 다르다”라며 “북한은 이런 종류의 제안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현재 비핵화를 원칙으로 하는 대북정책을 펼치고 있는 윤석열 정부와 조율에 있어서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에 대해서 엄 연구원은 “한미 두 정부 중 더 강하게 정책을 추진하는 쪽의 목소리가 반영될 것”이라면서 “방위비 분담금 등 많은 상황에 변화가 올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비서실장을 지냈던 프레드 플레이츠(Fred Fleitz) 아메리카퍼스트 정책 연구소 미국안보센터 부소장은 이날 RFA와 통화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돌아온다고 해도 비핵화의 원칙은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플레이츠 부소장 : 저는 현재 트럼프에게 조언을 건네고 있는데, 해당 보도는 사실이 아닙니다. 트럼프는 비핵화를 목표로 해야 한다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이 된다면 김정은과 좋은 관계가 있기 때문에 비핵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같은 시기 국가안보회의에서 북한 담당국장을 지낸 앤서니 루지에로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RFA에 “트럼프는 대북협상에서 제재를 통해 지렛대를 활용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북한은 미국과의 모든 협상을 어겼는데, 김정은 정권이 핵 동결을 이행할 것이라고 믿을 이유가 없다”고 답했습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에서 “이 뉴스는 사실이 아니”라며 “이 기사에서 정확한 것은 내가 김정은과 잘 지내고 있다는 것뿐”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