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강습제강’ 문건 진위 여부 불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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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한국 내 일각에서 핵무력을 공고히 해야 한다는 북한 '강습제강' 문건 자체의 진위가 불확실하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서울의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2차 미북 정상회담의 결과와 관련 없이 핵무력을 더 공고히 해야 한다는 북한 ‘강습제강’의 내용이 알려진 가운데 한국 내 일각에서 해당 문건 자체의 진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지난 17일 기자들에게 보낸 논평을 통해 “미북 정상회담까지 북한이 보인 협상 태도를 보면 문건의 내용이 사실일 수 있다”며 “그렇지만 그동안 언론이 입수해 공개한 ‘강습제강’을 보면 가짜가 적지 않아 신중한 검토가 요구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정 본부장에 따르면 북한의 대외비 문건에는 ‘대내에 한함’, ‘당안에 한함’과 같은 강연 대상 영역이나 보안 등급과 관련한 문구가 반드시 들어가는데 해당 문건에는 이 같은 내용이 빠져있습니다.

또한 정 본부장은 북한이 대외비 문건 출판기관 아래의 발간 일시를 표기할 때 월 다음에 마침표, 즉 점을 표기하지 않는데, 해당 문건에는 월 다음에 마침표가 찍혀 있다는 점도 언급했습니다.

앞서 한국의 통일부는 지난 17일 해당 문건 내용에 대해 “한국 당국 차원에서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다만 해당 문건의 사실 여부 등을 검토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내 일각에서는 해당 문건에 쓰인 표현과 관련해 북한에서 사용하는 맞춤법 등과 다르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해당 문건에 틀린 표현, 오자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 체제의 특성상 당국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발언을 담아 만든 문서에 틀린 표현이 표기된 경우는 매우 드문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해당 문건 표지의 좌측과 우측 상단에 ‘식별부호’가 들어가 있지 않은 점도 눈에 띈다는 것이 일부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는 자유아시아방송에 해당 문건의 표지만 봤을 때 진위를 의심할 여지가 있다고 전제하며 “기본적으로 ‘강습제강’ 표지의 좌측과 우측 상단에는 보고서 식별부호와 보안등급이 표기되는데 해당 문건에는 이런 부호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 전문가는 “일반적인 내용의 강습제강에는 반드시 식별부호가 들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 알려진 문건의 내용을 고려했을 때 식별부호가 표기돼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미국의소리방송(VOA)은 지난 17일 군 장성과 장교용 강습제강 문서를 입수해 관련 내용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이 문건을 통해 “미국과의 핵담판의 결과가 무엇이든 핵무력을 더욱 공고히하고 세계적인 핵전력 국가의 위상을 드높이는 결과를 얻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