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제1비서’ 복원은 김정은 권력 강화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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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김정은 총비서 바로 아래 '제1비서' 직책을 다시 만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반도 전문가들은 김 총비서의 권력을 강화하는 신호로 풀이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연합뉴스 등은 자체 입수자료와 대북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지난 1월 열린 8차 노동당 대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당 총비서로 추대하면서 '제1비서' 직책을 새로 만들었다고 1일 보도했습니다.

제1비서직은 김정은 총비서가 2012년 아버지인 김정일을 '영원한 총비서'로 추대하면서 2016년까지 4년 동안 사용했던 직책으로 이후 폐지했다가 올초 다시 이 직책을 복원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수 김(Soo Kim)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은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제1비서직은 김 총비서가 사실상 2인자에게 책임을 위임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김 분석관은 그러나 2인자에게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김 총비서 자신의 통제력을 강화하면서 이를 대내외에 알리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 북한 정권 내 당의 역할을 확대하려는 김정은 총비서의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당의 역할 확대가 군부 우선 정책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분석했지만 북한 정권이 계속해서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유지하는 한 여전히 군부가 김정은 총비서의 의사 결정에 중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김 분석관은 내다봤습니다.

당 대회 이후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제1비서에 임명된 인물이 누구인지는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김 분석관은 김정은 총비서의 최측근인 조용원 당 조직비서를 가장 유력한 인물로 보고 있습니다.

올해 북한 권력의 핵심 실세로 확고한 자리를 잡은 조용원은 김정은 총비서의 심복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을 후계자로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의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 인터뷰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당 부부장으로 잠시 강등된 동생 김여정을 추후 이 자리에 앉힐지도 모른다"면서 "제1비서의 역할과 위상은 시간을 두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매튜 하 선임 연구원은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제1비서직 복원은 김정은 총비서가 보다 광범위한 분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당 운영 권한을 대리인 격인 제1비서에게 위임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