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북한 평안북도 간부들이 수해 피해와 관련해 일꾼들의 무책임성을 지적한 김정은 총비서의 비판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7월말 수해가 발생한 평안북도 신의주와 의주를 찾은 김정은 총비서는 현지에서 당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열고 재해 대책을 바로 세우지 않아 큰 피해를 발생시킨 간부들을 엄하게 질책하며 사회안전상(경찰청장)을 경질하고 평안북도와 자강도 당책임비서도 교체했습니다.
평안북도 신의주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요 며칠간 간부들이 큰물(홍수)피해복구 사업에 매우 열성”이라며 “목이 떨어질까 두려워 아첨에 열중하는 모습에 주민들이 혀를 차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일꾼들의 무책임성과 요령주의에 대한 김정은의 비판이 있은 후 도와 시 간부들이 피해복구 현장에 나가 살다시피 하고 있다”며 “피해복구 사업에 간부들이 어떤 태도와 자세를 보였는지에 대한 총화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중앙에서 올해 봄에 진행한 국토관리총동원사업과 장마철 피해를 막기 위한 사업을 제대로 했는지에 대한 검열이 진행 중이라는 말이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지금 도와 시의 간부들이 복구현장에 동원되고 있는데 대부분 간부들이 삽이나 곡괭이를 들고 일하는 흉내를 내느라 극성”이라며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던 시당위원회와 인민위원회 국토부 간부 2명이 큰물피해복구 사업이 포치되자 즉시 병원에서 퇴원해 다음날 출근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수해민 지원사업에서 모범을 보였다는 인식을 주기 위해 애쓰는 모습도 보인다”며 보통 수해지원물자로 쓰던 물건이나 입던 옷 등 여유 물품을 바치는 데 새것으로 보이는 옷, 신발, 부엌 세간 같은 것을 가지고 나오는 간부가 많았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계속해서 “정복을 입었다고 우쭐대던(법집행 권한을 가졌다고 우쭐대며 주민을 억누르고 못살게 구는 안전원들에 대한 비난 성격의 표현) 안전부도 김정은의 비판에 찍소리 못하고 재해 발생시 인명을 구조하는데 쓸 밧줄, 사다리, 고무배 등 구조 수단을 자체로 갖추고 있다”며 그 준비를 위해 매 안전원이 돈을 내고 물자를 내는 등 야단법석이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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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신의주 홍수 대피 주민들에 “부피 큰 물건 버려라”
평안북도 신의주시의 다른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7일 “김정은의 말 한마디에 많은 목숨이 왔다갔다한다”며 “김정은의 비판에 간부들이 억지로 열성을 피우는 모습이 정말 가관”이라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지금 제일 긴장해 있는 기관은 인민위원회 국토부와 안전부 호안과(사고·인명피해 방지 부서)인 것 같다”며 “지금까지 무슨 문제가 있어도 당 기관은 무난했고 실질적인 책임은 인민위원회 같은 행정기관이 졌다”고 말했습니다.
큰물 피해와 관련한 책임을 도당위원회나 시당위원회 같은 당 기관보다는 직접적인 국토관리 업무와 인명피해 및 사고 방지를 담당한 인민위원회와 안전부가 지게 될 거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소식통은 “지금 도 안전부, 시 안전부가 모두 비상이 걸렸다”며 “내부에서 일을 처리할 성원 일부를 제외하고 복구 현장에 나가 일하고 있고 끊어진 시내 상수도 해결을 돕는다며 전동기(모터)와 양수기(펌프) 수리에 필요한 자금과 물자도 보장해주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이렇게 안전부가 지역과 주민을 위하는 척 하는 모습을 처음 봤는데 모든 게 앞으로 있을 총화를 염두에 둔 행보”라며 “주민들이 지금처럼 일하는 듯한 간부들의 모습이 며칠이나 갈지 궁금해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