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의원들, 이달 방북 대신 방한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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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독일 연방의회 산하 '독한의원친선협회' 소속 의원들이 기존 계획을 변경해 이달 말 북한 대신 한국을 방문하기로 해 그 배경이 주목됩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독한의원친선협회(German-Korean Parliamentary Friendship Group)가 이달 말 약 1주일 간의 북한 방문을 추진했지만 내년까지 연기하기로 했다고 익명을 요구한 독일 의회 소식통이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집권당인 기민당 소속 카타리나 란트그라프(Katharian Landgraf, CDU) 회장과 사회민주당(SPD) 소속 하이케 베렌스(Heike Baehrens) 의원 등 8명 가량은 평양을 방문해 북한 의원들과의 친선과 양국 간 상호이해, 교류증진을 위해 정치·문화·인권 등 다양한 주제로 논의할 예정이었습니다.

3년 여 만에 추진하던 올해 방북이 취소된 이유를 묻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질문에 방북을 주도했던 란트그라프 의원 측은 즉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하이케 베렌스 의원 측도 란트그라프 의원실에 문의하라고만 답했습니다.

배렌스 의원실 관계자 : 저희 협회가 2015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북한 방문을 추진한 것은 맞습니다. 이유는 이번 방문을 주도한 란트그라프 의원 측에서 답변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에 독한의원친선협회 의원 몇 명이 독일 외무부 관계자와 두 시간 가량 비공개 회의를 가진 이후 방북을 하지 않고 대신 한국을 방문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북한이 최근 미사일 시험 발사를 재개해 내년에도 이들의 방북이 이뤄질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독일 외무부 대변인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올해 독한의원친선협회의 방북 취소 사실은 확인하면서도 그 이유에 대해서는 함구했습니다. (The German-Korean Parliamentary Friendship Group will not travel to North Korea in May, 2019.)

외무부 대변인은 그러면서 앞서 독일 외무장관을 지낸 지그마어 가브리엘(Sigmar Gabriel) 의원의 지난 3월말 방북은 가브리엘 전 장관도 밝혔듯이 ‘사적인 여행’이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대변인은 또 독일 기민당 소속 토마스 하일만(Thomas Heilmann) 의원의 지난 3월초 방북과 관련해서도 외무부는 의원들의 활동에 대해 논평을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Mr. Heilmann travelled as a Member of Parliament. The Federal Foreign Office does not comment on activities of Members of Parliament.)

대변인은 그러면서 독일 정부는 지난 9일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북한의 모든 탄도미사일시험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관련 결의들에 포함된 북한의 국제적 의무를 크게 위반한 것이라고 밝힌 성명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이 사안에 정통한 또 다른 전문가는 독일 의원들이 북한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을 갖고 있고, 북한에 대한 맹목적인 호감이 아닌 정치적인 균형감각이 있다면 이들의 방북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러나 이들이 북한의 심각한 핵과 인권 문제 등을 도외시 한 채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해 북한에 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지난 8일 북한 외교관들이 최근 서방 국가 여러 곳에서 그간 정기적으로 접촉해 오던 외국인들과 만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는 이어 베트남 즉 윁남 미북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후 이미 예정되었던 서방 대표단들의 방북도 거의 막바지에(at the eleventh hour) 취소되고, 통상적으로 이뤄지던 모든 기관과 개인들의 방북도 특별한 이유 없이(flimsy excuses) 취소됐다는 소식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