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탄핵으로 한국 민주주의 힘 과시”

앵커 : 미국 의회는 박근혜 전 한국 대통령이 탄핵으로 대통령직을 상실한 데 대해 가급적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한국이 민주주의의 힘을 과시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미국 상원 군사위원장은 9일 밤(현지시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결정 직후 성명을 내 ‘가장 힘든 상황 아래서 한국이 민주주의 제도의 힘을 과시했다’고 밝혔습니다.

매케인 위원장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의 평화적 권한 이양과 헌법재판소의 이날 판결로 한국이 현재의 위기를 잘 극복하고 다시 힘차게 부상하리라는 확신을 심어줬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한국민들에게 미국의 확고한 한미동맹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한국과 미국이 경제, 안보 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점증하는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한미 양국 간 협력 강화를 다짐했습니다.

에드 로이스(공화∙캘리포니아) 하원 외교위원장도 10일 오후 성명을 통해 한미동맹 강화를 재확인했습니다.

로이스 위원장은 한미 양국이 공동의 가치로 지난 60년간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안정과 번영을 일궈왔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그는 북한 김정은 정권의 커가는 위협에 직면한 지금 한미 양국 간 동맹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로이스 위원장은 성명에서 안호영 주미 한국대사와 이날 얘기를 나눈 사실만 공개했을 뿐 박 전 대통령 탄핵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매케인, 로이스 의원 외에 10일 오후까지 이번 사태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표명한 미 의회 의원들은 쉽게 눈에 띄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 의회가 그 동안 북한 핵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성명 등을 통해 적극적인 입장 발표에 나섰던 점과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부분입니다.

현직 대통령이 탄핵돼 물러나는 초유의 사태와 관련해 미국 의회도 말을 아끼는 분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