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국정원은 북한이 올해 가상화폐 해킹, 탈북민 암살 등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이 17일 발간한 ‘2022년 테러정세와 2023년 전망’ 책자.
국정원은 책자를 통해 북한이 올해 군사 도발ㆍ대남 비방과 연계한 사이버 공격, 무인기를 활용한 주요시설 파괴, 국내 주요 인사ㆍ탈북민 암살 등 다양한 공격을 실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국정원은 먼저 “북한이 핵실험이나 남북관계를 악화시킨 이후 한국 정부기관과 금융망을 해킹하며 사이버 테러를 해왔다”며 “과거 전례를 볼 때 군사도발, 대남 비방을 연계해 사이버 공격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습니다.
특히 “북한이 지난해에만 8천억 원의 가상자산을 전세계에서 해킹해 탈취했다고 추정하고 있다”며 올해 역시 “UN 안보리 대북제재 장기화로 인한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가상자산 거래소 해킹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습니다.
국정원은 또 “북한이 지난해와 같이 무인기와 드론을 이용해 정보획득과 테러위협을 계속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국정원은 이어 “지난해 반북 활동가들이 북한의 탈북 인권운동가 테러 위협 실태를 공개한 바 있다”고 언급하며 올해 북한이 유명 탈북민과 반북 활동가를 겨냥해 테러를 벌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군 출신 탈북민들이 결성한 시민단체 북한인민해방전선은 지난해 9월 27일 북한 인권 활동가들에 대한 북한의 테러 위협을 규탄하고 정부의 대응을 촉구하는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참석자들은 이 자리에서 “북한 김정은 정권에게 가장 눈엣가시 같은 존재는 한국에서 활동하는 탈북민 출신 북한인권 활동가들”이라며 북한이 공개적으로 탈북민을 협박할 뿐만 아니라 사이버 공격을 통해 정보를 갈취하는 등 탈북민 사회의 내부 갈등을 조장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참석자들은 “탈북민 단체들의 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정부가 신변 보호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한편 이날 한국 군 당국에 따르면 한미는 오는 20일부터 4월 3일까지 대규모 연합상륙훈련을 진행하며 영국 해병대가 처음으로 참가할 예정입니다.
한미연합연습 자유의 방패(FS) 기간 실기동훈련(FTX)으로 5년 만에 재개되는 연합상륙훈련 ‘쌍용훈련’에는 사단급 규모 상륙군과 함정 30여 척, 항공기 70여 대, 상륙돌격장갑차 50여 대 등이 참가합니다.
김계환 해병대사령관 중장은 “이번 훈련은 ‘힘에 의한 평화’를 구현하는 한미동맹의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연합방위 태세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미연합상륙훈련 ‘쌍용훈련’에 외국군이 참가하는 것은 호주, 뉴질랜드에 이어 영국이 3번째입니다.
이번 훈련에 참가하는 영국 해병대는 수색정찰을 담당하는 특수부대 ‘코만도’이며 40여 명이 참가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와 함께 한국 외교부는 이날 조현동 외교부 제1차관과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이 통화를 갖고 북한의 16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해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강력히 규탄했다고 밝혔습니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 차관과 셔먼 부장관은 “북한이 도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한미동맹이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통해 북한의 도발에 강력히 대응하고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한다는 데 동의했습니다.
셔먼 부장관은 또 16일 일본에서 이뤄진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한일 간 안보협력 강화, 문화ㆍ인적교류 확대 기반 마련 등 양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의미있는 성과를 달성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셔먼 부장관은 다음달 윤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것에 대해서는 “미래로 전진하는 행동하는 한미동맹을 구현하기 위한 역사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한국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윤 대통령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이른바 지소미아의 완전 정상화를 선언함에 따라 조만간 외교부와 협의해 지소미아 종료 통보를 철회하는 절차를 밟을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금도 지소미아는 기능상 작동하고 있다”고 밝혔고 “법적인 측면에서 지소미아 종료가 통보되기 전으로 되돌린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16일 한일정상회담 이후 가진 공동회견에서 “회담에서 지소미아의 완전 정상화를 선언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지소미아는 북한 핵ㆍ미사일 등에 대한 정보 공유를 위해 2016년 11월 한국과 일본이 맺은 군사 분야 첫 협정입니다.
2018년 한국 대법원이 강제징용 배상 확정판결을 내리자 일본은 2019년 한국에 수출규제 조치를 단행했고 이에 문재인 정부는 지소미아 종료를 통보했습니다.
다만 미국의 중재에 따라 한국 정부는 그해 11월 지소미아 종료를 유예하기로 했고 이후 지소미아는 지금까지 불안정한 법적 지위를 이어왔습니다.
이밖에 한국 통일부의 이효정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한반도 긴장 고조의 원인과 책임은 북한의 무모한 핵ㆍ미사일 개발에 있다는 점이 명백하다”며 한미연합훈련을 도발의 명분으로 삼는 북한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 부대변인은 “북한은 이제라도 도발과 위협을 중단하고 한반도의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해 올바른 길로 나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습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