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2차 미북정상회담이 제재완화를 둘러싼 이견으로 결렬되었다는 소식에 중국 주재 북한무역일꾼들은 앞으로 미국과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로 무역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을까 우려하면서 '허무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단둥에 주재하는 한 북한무역일꾼은 28일 ‘하노이회담 결과를 알고 있느냐’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질문에 “세관에서 신의주로 나가는 물자를 수속해 조국으로 보내고 저녁에 사무실에 들어와 인터넷 뉴스를 보고 알았다”면서 “2차 조미수뇌회담이 합의 서명도 없이 끝나게 될 줄 몰랐는데 너무 허무한 생각이 든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솔직히 무역일꾼들은 최고존엄이 비핵화를 전제로 미국의 경제제재를 풀려는 목적으로 평양에서 열차를 타고 중국을 거쳐 윁남 하노이로 떠날 때부터 이번 회담 결과에 대해 회의감이 들었다”면서 “우리가 수십년 동안 허리띠를 조여가며 만든 핵과 미사일을 완전히 포기한다는 건 말도 안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러나 어제(27일) 조미정상들이 만찬장에서 웃으며 대화하는 모습을 뉴스로 보면서 이번 회담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을 가지게 되었다”면서 “미국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최고존엄이 모든 사람들이 반기는 휼륭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발언할 때 정말 이번에는 핵과 미사일 포기를 약속하고 미국의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대담한 결단을 내릴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는데 결국 오늘 회담 결과를 보니 완전히 맥이 풀렸다”고 실망감을 드러냈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에 주재하는 또 다른 북한 무역일꾼은 “오늘(28일)도 노동신문을 비롯한 선전매체들은 어제 있었던 조미수뇌들의 만남을 사진과 함께 대서특필로 선전했다”면서 “조미 최고 수뇌분들이 포괄적이며 획기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심도 있는 의견들을 나누었다고 보도했는데, 내일 신문에서는 회담결과를 어떻게 보도할지 궁금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더구나 최고존엄이 평양에 귀국하면 2차 조미정상회담결과를 총화해야 하겠는데 무엇보다 걱정되는 것은 이번 회담을 진행시킨 실무진들이 어떤 책임을 지게 될지 상당히 걱정이 된다”면서 “애매한 사람들이 회담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희생양으로 숙청되는 사태가 올지 모른다”고 우려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