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남북 간 정기 통화에 나흘째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남북 간 연락 단절이 장기화될 것이란 분석도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10일에도 남북 간 정기 통화에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한국 통일부의 구병삼 대변인은 이날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주말 사이 북한은 군 통신선에 응답하지 않았고 오늘 아침 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 통화에도 응답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구 대변인은 “북한의 일방적 차단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7일 “북측 구간 통신선 이상 가능성을 포함해 상황을 지켜보겠다”던 통일부의 입장에 변화가 생긴 것입니다.
구 대변인은 북한이 일방적으로 남북 연락채널(통로)을 차단한 이유에 대해서는 “미리 예단하지 않겠다”며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 방안을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이 사안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 표명에 긴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7일부터 공동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을 통한 한국의 정기통화 시도에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구 대변인의 설명에 따르면 2018년 9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 이후 군 통신선과 공동연락사무소에서 통신이 하루 이상 완전 중단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최근 한달 사이 한국이 보인 행동들에 대해 맞춤형 대응을 하기 위한 북한의 예고성 행동”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최근 5년 만의 유엔인권이사회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 복귀, 북한 인권보고서 첫 공개 발간, 한미 연합훈련,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성명 등을 북한으로서는 “대응해야 하는 대적행위로 간주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홍 실장은 “이러한 북한의 행동은 예상됐던 것”이며 “오히려 (생각보다) 다소 늦게 이뤄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이미 지난해 말 당 중앙위 8기 6차 전원회의에서 한국에 대해 대적투쟁을 하겠다는 공식적인 노선을 천명한 상태이기 때문에 장기간 연락채널이 회복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특히 자신들의 아킬레스건이라고 생각하는 인권 문제 그리고 자신들의 체제를 부정하는 메시지들이 연달아 나오는 것에 대해서 대적행동으로 간주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굉장히 장기간 (남북 연락채널) 회복이 불가능할 것이고 통신선이 다시 회복하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으로 아마 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집니다.
홍 실장은 북한이 남북 연락채널을 재개하는 대신 한국에 대한 대적행위를 하나씩 진행해나갈 수 있다며 구체적으로 “9.19 군사합의로 설정한 완충구역 무력화, 감시초소(GP) 복구, 개성공단 내 한국 시설의 노골적인 철거 등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연락채널 중단은 한국과 미국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경고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교수는 북한이 특히 한미연합훈련,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한미일 연합훈련에 대해 불만을 가졌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주로 한미연합군사훈련이라고 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한 불만 특히 미국의 전략자산의 전개와 한미 또 한미일 연합훈련에 대한 불만들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들을 다양하게 북한이 행동으로 나타내고 있다고 봅니다.
김 교수도 “지금의 한반도 정세에서는 남북 연락채널이 복원될 만한 계기가 바로 나오기 쉽지 않다”며 “남북 연락채널 재개는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김 교수는 당장 이번 달 북한이 시사했던 정찰위성 발사, 한미 정상회담 등이 예정되어 있다며 단기간 내 남북 연락채널 복원이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