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경제선동 위해 사진사·이발사들에 무료 봉사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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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일부 지역에서 8기7차노동당전원회의 결정관철을 위한 선전선동에 사진사와 이발사들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국이 이발사와 사진사들에게 노동자의 이발과 사진촬영을 공짜로 해줄 것을 요구해 이들의 불만이 높다고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포시의 한 주민 소식통은 8일 “최근 시당국이 사진사와 이발사까지 집중경제선동대에 망라시켜 경제선동과 선전에 내몰고 있다”며 “시당국이 주요 공장 기업소 현장 노동자들의 사진과 이발을 공짜로 해줄 것을 강요하고 있어 사진사와 이발사들의 불만이 높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2월 말 시 당국이 편의봉사사업소에 시적으로 진행되는 집중경제선동에 사진사와 이발사들을 동원시킬 것을 지시했다”며 이에 따라 “기업소가 선발한 사진사 3명과 이발사 5명이 조를 이뤄 각 공장 기업소를 돌며 경제선동을 하는 시예술선전대와 함께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편의봉사사업소는 북한에서 이발, 미용, 사진 봉사와 시계·가방·전자제품 수리, 도장, 양복, 조선옷(한복) 제작 등의 다양한 봉사(서비스)를 하는 기업소입니다. 편의봉사사업소는 인구와 도시 크기에 따라 곳곳에 지점을 두고 있습니다. 남포의 경우 이발소를 이용할 경우 이발비가 1천-2천 원(0.12-0.24 달러)선으로 알려졌습니다.

편의봉사업소에 다니는 근로자는 각기 자기 업종에서 시장가격으로 봉사를 해 돈을 벌며 번 돈의 일부를 계획분으로 바칩니다. 지역과 시기에 따라 다르지만 남포시의 경우 사진사가 바치는 계획분은 7-8만원(8-9달러) 선으로 알려졌습니다. 편의봉사사업소는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일반 기업소와 달리 국가 일을 하면서 개인 돈벌이도 할 수 있어 북한 주민들이 선호하는 기업소입니다.

소식통은 “문제는 시당국이 경제선동을 나간 공장, 기업소의 혁신자들을 고무한다며 이들에 대한 사진과 이발 봉사를 공짜로 해줄 것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에 대한 “이발사와 사진사들의 반발이 심해 사업소가 모든 이발사, 사진사들로 조를 짜 순번제로 며칠씩 집중경제선동대와 같이 현장에 나가도록 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하루종일 현장에서 공짜 이발을 해줘야 하는 이발사도 문제지만 사진사들이 더 큰 문제”라며 “노동자들의 사진을 현상하는데 필요한 사진 종이와 인쇄잉크를 사진사들이 자체로 돈을 주고 구입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에 의하면 북한에서 사진 봉사 가격은 지역과 규격에 따라 다른데 남포에서는 대판(A4 용지 절반보다 좀 작은 규격) 사진 한 장 가격이 2000원(0.24달러)이라고 합니다. 재료 값이 사진 가격의 절반정도 된다고 할때 사진사 한 명이 하루 사진 10장을 공짜로 뽑아주는 경우 1만원(1.2달러)의 손해를 보는 셈인데 북한 일반 노동자의 월급은 1500~3000원(0.18~0.36달러) 정도입니다.

이와 관련 함경남도 함흥시의 한 주민 소식통은 8일 “함흥에서도 시당국이 현장 편의봉사를 한다며 이발사와 사진사들을 각 공장 기업소에 내보내고 있다”며 “이는 모두 현장 집중경제선동의 명목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시 예술선전대와 같이 현장에 나가 일하는 이발사와 사진사들이 노동자들과 혁신자들의 이발과 사진 봉사를 공짜로 해주고 있다”며 “그렇게 해서 노동자들의 사기를 북돋아준다는 건데 이발사는 물론 자기 돈을 들여 사진을 뽑아줘야 하는 사진사들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기업소 간부들이 현장 경제선동에 동원되는 사진사들의 계획과제를 줄여주겠다며 달랬지만 소용이 없었다”면서 “사진사들은 돈 많은 간부들이 노동자들을 위해 한 번이라도 자기 돈을 써보라며 이런 저런 구실을 대며 경제선동에 나가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