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청소년들, 탈북민 강연에 “북 다음세대 생각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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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탈북민 박지현 씨가 영국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탈북과정과 이후의 삶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 웨스터민스터 학교(중고등 과정)는 15일 사회연결망서비스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탈북민 박지현 씨 초청 강연회를 개최했다고 밝혔습니다.

‘공포, 회복력, 강인함의 이야기’(A story of terror, resilience and strength)란 주제로 열린 이날 강연에서 박 씨는 가난과 기근, 독재를 피해 북한을 탈출한 과정과 이후 민주주의를 받아들이기까지 삶의 여정을 학생들과 공유했습니다.

두 번의 시도 끝에 지난 1998년 북한을 탈출한 박 씨는 현재 영국에서 가족들과 함께 거주하며 북한 인권 운동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박 씨는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영국의 철학자 존 로크 수업(a John Locke Lecture)의 강연자로 초청돼 웨스터민스터 학교에서는 처음으로 강연을 했다며 200여명의 학생들에게 북한의 문화적 대량 학살에 대해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박지현 씨 : 노동당이 어떻게 주민들의 인권을 박해하고, 언어, 도서, 출판, 여행의 자유, 종교의자유 등 주민들의 보편적 권리를 어떻게 박해하는지 등 문화적 대학살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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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웨스터민스터 학교 학생들이 탈북민 박지현 씨의 강연을 집중해서 듣고 있다. /웨스터민스터 학교 인스타그램 (Jinwoo Cho)

박 씨는 이날 강연에서 현재 북한에서는 여성의 권리라는 개념이 없고 주민들은 지속적으로 감시받는다며 행복과 증오라는 두 가지 기본적인 감정 중 후자는 노동당 이념의 중요한 부분인 서방에 대한 혐오로 상징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박지현 씨는 이날 강연에서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는데, 북한 학교에서 배운 모든 것들이 국가의 이데올로기에 의해 주도되었고, 역사 역시 허구를 기반으로 이뤄졌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학생들에게 교육을 받는 것과 권리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말아 달라며 오늘의 강의를 통해 박해받은 이들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박지현 씨 : 오늘 들었던 이야기에 관해서, 지금 박해받은 사람들을 위해서 어떤 일을 할지, 본인들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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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웨스터민스터 학교에서 탈북민 박지현 씨가 자신의 탈북과정과 이후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웨스터민스터 학교 인스타그램 (Jinwoo Cho)

이날 강연을 들은 셸리(Cheryl)라는 이름의 학생은 “박지현 씨의 증언은 서구에서 대부분 간과되는 (북한의) 인도주의적 잔혹 행위를 생생하게 담고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며 “그녀가 겪은 일은 공포와 회복력, 강인함에 대한 이야기”라고 밝혔습니다.

앨리스(Alice)란 이름의 학생도 “박 씨로부터 전체주의적 북한 정권의 내부 활동과 격동의 탈출 과정을 포함한 그녀의 경험에 대해 듣는 것은 매우 중요했다”며 “(북한의) 다음 세대가 (정권에) 환멸을 느끼게 될 조짐이 있는지, 특히 제한적인 국제 참여로 인해 상황이 그대로 유지될 것인지 등 북한의 미래를 둘러싼 시급한 질문이 이번 강연을 통해 제기됐다”고 말했습니다.

기자 조진우, 에디터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