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들 “김주애, TV에 안 나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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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정은 총비서의 딸 김주애에 대해 초기 긍정적인 반응과 관심을 보이던 북한 주민들이 어린 김주애가 최고급 대우를 받으며 중요 행사에 계속 등장하는 데 대해 최근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작년 11월 김정은의 손을 잡고 처음 나타난 김주애에 대해 북한 주민들은 어린 딸이 김정은을 똑 닮은 데 대해 놀라워하며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공주처럼 차려입은 어린 김주애가 주요 공식행사에 등장해 최고의 대우를 받는 모습이 반복되면서 주민들의 반응이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8일 양강도 혜산시의 한 주민은 김정은의 딸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을 묻는 자유아시아방송기자의 질문에 “작년 11월 김정은이 딸을 데리고 처음 나타났을 때 많은 사람들이 어린 딸을 공개한 데 대한 놀라움과 함께 긍정적인 관심을 보였다”며 “하지만 지금은 김정은의 딸이 더이상 텔레비죤에 안 나왔으면 하는 것이 주민들의 바람(바램)이다”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처음에 김정은의 딸은 어린 소녀답게 (하얀 외투를 입고) 비교적 소박한 모습으로 등장했다”며 “사람들이 어린 딸의 등장을 반긴 것은 김정일이 자녀를 전혀 공개하지 않은 것과 비교되었기 때문이고 김정은을 똑 닮은 어린 딸이 친근하게 보였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하지만 지금은 소학교나 초급중학생의 소박한 모습은 온데간데 다 없어지고 옷차림부터 일반 여학생이 할 수 없는 화려한 귀족 차림으로 바뀐데다가 주요 행사장 주석단에 등장해 머리 희슥한 간부들보다 더 높은 대접을 받는 모습이 보인다”며 그런 김정은의 딸이 “‘나는 너희와 달라’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어린 여학생들의 반응은 더욱 놀랍다”면서 “초급중학교에 다니는 우리 딸은 김정은의 딸이 텔레비죤에 나올 때면 ‘자(저 아이)는 학생이 맞나?’, ‘텔레비죤에 그만 나왔으면 좋겠다’며 굉장히 언짢아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도 같은 날 “김정은의 딸이 텔레비죤과 신문에 자주 등장하는 데 대한 주민들의 반응이 별로 좋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주민들이 아버지를 닮은 김정은의 딸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며 “지금은 김정은의 딸이 어른을 능가하는 차림을 하고 김정은 옆에 서서 꽃주단을 밟으며 환호하는 군중 앞을 지나가는 등 특수에 특수 대접을 받는 모습을 거북하게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김정은의 딸이 중요 행사와 장소에 부지런히 등장하고 있다”며 “신문과 방송 보도에서 소개하는 것을 보면 마치 이 나라에 김정은과 그의 딸만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주민들이 노골적으로 말하진 않지만 김정은이 어린 딸을 중요 행사장에 데리고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며 “부모인 내가 보기에도 학생인 딸이 공부는 하지 않고 아버지만 따라다니는 모습이 별로 좋게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