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당국이 당뇨와 고혈압 등 성인병을 앓고 있는 일부 노동당 간부와 군 고위간부들에게 일본산 당뇨약과 혈압약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고위간부들 상당수는 당뇨병과 고혈압을 앓고 있으며, 북한 당국은 이들에게 일본산 당뇨약과 혈압약을 공급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북한이 일본산 당뇨약과 혈압약을 전부 밀무역으로 입수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중국에 파견 나와 있는 북한의 한 간부 소식통은 2일 “김정은과 주변 고위간부들이 사용하는 당뇨약은 ‘트렐라글립틴’이라는 일본 당뇨약”이라며 “수출용이 아닌 일본 내부에서 처방되는 약을 (조)총련이 중국을 거쳐 몰래 평양에 들여보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코로나 발생 이후인 2022년 1월, 중국 단둥에서 출발한 북한의 첫 화물열차에 일본산 당뇨약인 ‘트렐라글립틴’이 제일 먼저 실렸다”면서 “이후 북중 거래가 정상화되면서 당뇨약은 꾸준히 평양으로 반입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트렐라글립틴’은 인터넷 상점에서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는 의약품이고, 대북제재 품목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트렐라글립틴’은 일본 다케다 제약회사에서 만든 20알 포장의 당뇨약으로 일주일에 한 알씩 복용하는 알약입니다.
이와 관련 6일, 평양시의 한 소식통은 “김정은이 어떤 약을 복용하는지는 비밀 중의 비밀이어서 알아낼 방법이 없다”며 “다만 노동당 정치국 간부들, 군단장 이상 군 지휘관들에겐 일본산 당뇨약과 혈압약이 공급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이 노동당 정치국 간부들, 군단장급 이상 군지휘관들에게 공급하는 일본산 당뇨약은 ‘트렐라글립틴’이고, 혈압약은 ‘암로디핀’입니다.
이 약품은 북한으로 반입된 뒤 노동당 고위간부들을 위한 병원인 봉화진료소에서 다시 포장돼 개별적으로 환자들에게 무료로 공급되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 약품은 일본에서 한 알에 430엔(3.15 달러)에 판매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넷으로도 구할 수 있는 약품을 굳이 밀반입하는 이유에 대해 소식통은 “같은 의약품이라도 인터넷에서 구입하는 것과 (조)총련을 통해 구입하는 것은 안전상의 측면에서 완전히 다르다”며 “안전상의 이유 때문에 어렵더라도 (조)총련을 통해 제공받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일본 당뇨약의 원본 사진과 봉화진료소에서 다시 포장된 당뇨약의 사진을 직접 제공했습니다.
일본 당뇨약은 사용기한이 명백히 표기되어 있지만 봉화진료소에서 포장된 당뇨약은 사용기한 표기가 없습니다. 하지만 소식통은 신변상의 문제로 해당 사진을 공개하지 말아줄 것을 거듭 당부했습니다.
봉화진료소에서 개별 포장된 약은 사각형 상자에 갈색 포장지로 쌓여 있는데 표지에 “당뇨병치료약 트렐라글립틴알약 50mg, 1주에 한번 먹는 약입니다”라고 쓰여 있습니다.
또 “약을 먹는 날자를 잊었을 경우에는 생각났을 때에 1회분을 먹고 다음번부터는 정한 날짜에 드시면 됩니다”라고 적혀 있지만 유통기한은 표기돼 있지 않습니다.
문성휘, 에디터: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