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과 중국을 잇는 나선-훈춘간 교두(다리)가 개방되었지만 북한 당국이 국가 차원의 물자반입만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완전한 무역재개는 여전히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경북도 무역기관들은 무역이 재개되기를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나선시에 있는 한 무역 관련 소식통은 15일 “지난 2월 중순부터 나진, 훈춘간원정세관이 열렸다”며 “하지만 각 무역기관들이 자유롭게 물자를 수입하거나 중국에 수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여러 세관 중에 원정세관이 우선 열린 것은 원정세관이 가장 최근에 생긴 세관으로 이번에 위생검역과 관련한 건물과 시설을 새로 갖추었고 창고와 부지가 넓어 들어온 물자를 보관할 수 있는 장소도 충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현재 원정세관이 열렸지만 수출물자는 없고 중국에서 들어오는 것 뿐”이라며 “들어오는 물자는 대부분 국가가 꼭 필요로 하는 물건과 이미 대금을 지불했으나 코로나 사태로 중국에 묶여 있던 물자들”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외에도 나선에 있는 북중합영공장들의 운영 정상화에 필요한 물자도 일부 들어오고 있다”며 “특별한 지시가 없는 한 모든 물자는 세관 검사와 위생검역을 받은 후 일주일간 보관했다가 반출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2020년 1월 봉쇄한 북중 변경 육로를 3년 넘게 개방하지 않고 있습니다.단둥-신의주 구간에서 북중 화물열차 운행을재개한데 이어 훈춘-나선 화물트럭 운행을 부분 재개했으나 북중 교역의 대부을 차지하는 단둥-신의주 간 화물트럭 운행은 여전히 재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같은 날 함경북도 온성군에 있는 한 무역관련 소식통은 “무역 부문 종사자들은 당국이 5월 아니면 6월부터 모든 세관을 정상 운영하도록 해 물자교류와 함께 사람 이동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대부분의 무역회사들이 중국에 물품을 수출하고 그 대금으로 중국 물품을 들여다 국내에서 판매해 돈을 벌고 있다”며 “국경봉쇄로 3년간 무역이 완전히 막히면서 무역회사들의 경영 형편은 정말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원정세관이 열렸으나 개별적인 무역기관들에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한다”며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나선시 안에 있는 원정세관으로 가려면 일일히 중앙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등 통과절차가 매우 복잡하기 때문”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각 무역기관들이 자기 상급기관으로부터 가장 절실한 물자부터 해결하라는 독촉을 받고 있다”며 “도내 대부분의 시 군 무역부들이 상부에 잘 보이기 위한 도시미화사업을 위해 아스팔트 도로 보수에 쓸 피치를 우선 해결해줄 것을 바라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지금 각 무역회사들이 중국 대방과 앞으로의 물자교류와 관련해 부지런히 팩스를 주고받으며 서두르고 있다”며 “무역재개가 국가나 지역의 발전을 위한 것도 있지만 우선 지방 무역회사와 그 종업원들의 생존여부가 달려있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