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인권단체들, ‘한국 대북송환∙북 반동사상문화배격법’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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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전 세계 32개 인권단체들이 한국 정부에 공개 서한을 보내 북한으로의 범죄인 인도와 강제 추방을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다른 국제인권단체는 북한의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이 대북 정보유입을 완전히 새로운 차원에서 제한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휴먼라이츠워치(HRW)와 세계사형제폐지국제연대(WCADP) 등 32개 국제인권단체가 27일 한국 정부에 북한으로의 범죄인 인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한국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에서 한국의 사형제 폐지를 촉구하면서 “미국, 일본, 중국, 북한 등 사형제를 유지하는 국가로의 송환과 범죄인 인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단체들은 북한 등 사형선고가 내려질 위험이 있는 국가로 범죄인을 인도하는 것은 ‘강제송환 금지 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강제송환 금지 원칙은 개인을 박해할 것이 분명한 나라에 강제로 돌려보내서는 안 된다는 국제법상 규칙입니다.

이번 서한에는 마르주키 다루스만과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전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소냐 비세르코 전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 위원, 데이비드 올턴 영국 상원의원 등 개인 4명도 서명에 동참했습니다.

앞서 지난 2019년 한국 문재인 전 정부는 동료 선원들을 살해한 것으로 지목된 탈북 어민 2명에 대해 귀순 의사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이들을 포승줄에 묶어 북한으로 추방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한국 정부가 탈북민 구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습니다.

미국 민간단체 ‘북한자유연합’의 수잔 숄티 대표는 이달 초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현 한국 정부가 과거와 달리 적극적으로 중국 등에 거주하는 탈북민 구출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숄티 대표 : 윤석열 정부는 매우 적극적으로 (탈북민 구출 정보에) 응답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위험에 처한 사람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때마다, 이들은 (탈북민을)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습니다. (Yoon administration has been very responsive. Every single time we can give them information about somebody who's in danger, they're on it, they're trying to do everything they can to help.)

숄티 대표는 실제 지난해와 올해 한국 정부의 도움으로 한국에 입국한 탈북민들을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탈북민 구출의 가장 큰 걸림돌은 탈북민을 계속 체포하는 중국 당국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20년 12월 제정된 북한의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비판하는 국제인권단체의 성명도 나왔습니다.

미국 뉴욕에 기반을 둔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재단’(Human Rights Foundation)은 2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를 통해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은 북한 정권이 외부 문화의 영향을 얼마나 두려워하는지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단체는 한국 북한인권단체 등이 지난 21일 제52차 유엔 인권이사회 부대행사에서 해당 법의 전문을 공개했다며 “이 법은 해외 콘텐츠(자료)를 유입, 시청, 유포하면 사형 등 중형으로 처벌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단체는 “북한에서 자유로운 정보유입을 제한하는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지만 이 법은 그 범위와 심각성 측면에서 완전히 새로운 차원”이라며 “북한 정권이 주민들의 생각을 얼마나 통제하려 하는지 보여준다”고 비판했습니다. (Although suppressing access to the free flow of information is nothing new in North Korea, this law takes matters to a whole new level, in terms of its scope and severity, and shows just how far the regime is willing to go to control the minds of its citizens.)

이어 “김정은 정권은 북한 주민들이 외부 지식을 갖게 되는 것을 두려워해, 이러한 법을 이용해 주민들을 위협한다”며 “이 법은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북한 주민들은 계속 외부 정보를 찾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단체의 ‘자유를 위한 플래시 드라이브’ 프로그램은 전 세계에서 이동식 저장장치를 기부 받는다며 “이는 북한에 정보를 보내고 정권의 지속적인 선전에 맞서 싸우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자유를 위한 플래시 드라이브의 이성민 프로그램 담당자는 지난해 11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지난해 단체가 북한에 약 2천개의 이동식 저장장치를 보냈다며, 여기에는 한국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과 ‘태양의 후예’, 미국 할리우드 영화인 ‘탑건’과 ‘타이타닉’ 등이 포함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자 지정은,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